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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안수와 예장합동교단

교회개혁실천연대 주최 ‘정책 제안 기자회견’의 발제문 (2022.09.01)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 내에서도 이제는 여성에게 안수의 길이 열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9년 5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88%의 응답자가 여성 군목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81%의 응답자가 여성 사역자가 타 교단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며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을 내놓았습니다.

여성에게 안수하자는 헌의안들이 총회에 상정되기도 했습니다. 2011년 96회 총회에서도 여성 목사·장로 임직의 건이 올라왔고, 2021년 106회 총회에서도 여성 장로를 허락하고, 총신대학교 여성 졸업자에게 목사 안수를 시행하자는 헌의안이 올라온 적이 있습니다. 2019년 104회 총회와 2020년 105회 총회에서는 신학부가 여성 안수와 강도권에 대해 논의했는데, 2020년에 보고된 연구서에서는 저를 포함한 3명의 연구자가 여성 사역자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단 내에는 여전히 ‘여성 안수는 절대로 불가하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습니다. 여성 안수는 하나님 말씀보다 시대 풍조를 따라가는 잘못이라는 의견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교단 헌법과 교리에 이미 명시된 내용이니 이와 반대되는 입장을 갖는 것은 임직 서약을 위배하는 것이며 따라서 교단을 떠나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과도합니다.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하면서 취임하고 그 직에 있는 동안 헌법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헌법을 개정하거나 수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은 헌법 절차에 따라 헌법을 개정하거나 수정하기 위해 발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단 헌법과 교리는 성경과 똑같은 권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만이 최고의 기준이며, 모든 것이 성경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개혁주의신학의 기본입니다. 따라서 헌법이나 교리나 신조는 성경과 똑같은 위치에 놓일 수 없고,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잘못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게 우리 교단의 개혁주의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성 안수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성경을 무시하고 새로운 시대 풍조에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반대로 예전에 여성에게 성직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 그 시대의 풍조를 따라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노예제도가 정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그 시대 풍조에 따른 잘못된 성경 해석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여성 안수도 정말 하나님 말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여성 안수와 관련해 교단 내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이 시점에, 사도행전 15장에 있는 예루살렘 회의를 본받아, 이 문제를 따져 보고 성경적 가르침이 무엇인지 진지한 논의가 이번 총회와 앞으로의 총회에서 계속해서 이뤄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 문제를 보다 진지하게 다루기 위해 찬반 양쪽의 모든 의견을 듣고 토론하면서, 무엇이 성경 말씀을 바르게 해석한 것인지 함께 모색하는 열린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만일 그러한 연구 결과가 여성 안수 반대론자의 주장처럼 여성이 교회에서 가르치는 것을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것이라면, 우리는 지금 당장 회개하고 그 말씀에 진지하게 순종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교회 내에서는 여성에게 목사 안수만 주지 않았지, QT 강사로 세우거나, 세미나 강사를 세우거나, 교사로 세우거나, 다양한 가르치는 사역을 허용하는 것을 관용적으로 인정해 왔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만일 여성이 가르치는 것이 하나님께서 금하신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진지하게 여성 안수를 열린 자세로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성경에 “여성은 잠잠하라”는 구절이 있고, “여성이 가르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지만, 이러한 말씀은 당시 여성들이 예언을 하고 가르치면서 무질서했던 것에 따른 예방 차원이었다는 것이 오늘날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결론입니다.

성경 전체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할 때 중요한 것은 전달자가 ‘누구’이냐가 아니라 ‘무엇’을 전달하느냐라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입이 둔한 모세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셨고, 어린아이였던 사무엘도 하나님께서 말씀 대언자로 사용하셨고, 어린 소녀의 입을 통해 나아만을 인도하셨고, 심지어 나귀를 통해 깨닫게 하기도 하셨고, 또한 구약성경에서도 여성을 사용하신 경우가 있었습니다. 누구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을 전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정식적으로 임명된 사역자라 할지라도, 거짓 복음을 전한다고 한다면 그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바울 사도는 심지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할지라도, 거짓 복음을 전한다면 그 천사는 저주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성경의 전체적인 교훈은 무엇을 가르치느냐, 가르치는 내용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누가 가르치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성경 전체의 가르침입니다.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요엘 선지자는 마지막 때가 되면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여 예언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여기서 모든 사람에는 당연히 여성들도 포함되는데, 그 예언은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해 성취됐고, 이제는 남자든 여성이든 누구든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고 예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하는 것이 구속사적인 관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해석할 때 몇몇 구절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토타 스크립투라(tota scriptura)’, 즉 성경 전체의 가르침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일부 구절에만 의존하고 그것만 사용하면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오직 이스라엘만이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이라는 말씀이 있으며, 할례를 받지 않으면 하나님의 백성에서부터 축출될 것이라는 말씀도 있고, 암몬 민족과 모압 민족은 “영원히”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하는 신명기의 말씀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이방인과 사마리아인들에게 가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에게로만” 보냄을 받았다고 하신 말씀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선교에 대한 열린 구절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모든 말씀들을 고려하면서 ‘선교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여성 안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에 일부 여성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잠잠하라”는 구절들이 있으나, 성경 전체의 가르침은 열려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온 총회가 함께 토론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향해 “너희가 전통으로 하나님 말씀을 폐한다”고 책망하셨는데, 우리도 그동안의 관습과 습관에 따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 모든 분에게는 하나님 말씀의 뜻이라면 순복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이 있다고 믿습니다. 문제는 성경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지금은 상반돼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그냥 내버려 두고 자기가 주장했던 것만 계속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번 총회를 통해, 또한 연구를 통해 다양한 소리를 들어보고 하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열린 자세가 우리에게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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