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좌 23

요한복음 강좌 23

나의 양식(4:27-38)1

4:27 이 때에 제자들이 돌아와서 예수께서 여자와 말씀하시는 것을 이상히 여겼으나 무엇을 구하시나이까 어찌하여 그와 말씀하시나이까 묻는 자가 없더라2: 제자들은 먹을 것을 구하여 돌아왔다. 서로 반목하는 사이이지만, 그래도 먹을 것을 그들에게서 사거나 얻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를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말을 서로 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께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와 관련하여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헬라어 “티”(τί)는 “무엇”으로 번역할 수도 있고, “어찌하여”로 번역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글 성경처럼 번역해도 되고, “무엇을 구하십니까? 무엇을 말씀하십니까?”로 번역해도 된다. 이 질문은 예수님께서 이 여인과의 대화를 하시는 것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다. 하지만 감히 물어보지 않았다.

4:28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3: 물동이를 버려두고 여자가 마을로 간 것은 그가 메시야를 발견한 기쁨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다른 아무것도 신경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베드로와 안드레는 주님을 만난 것이 너무나도 기뻐서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따른 바 있다(마 4:204. 사마리아 여인이 제자들의 부정적인 태도를 느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5. 이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물을 긷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난 후에는 그 목적이 무의미해졌다. 더 시급한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마리아 여인은 자기가 메시야를 만난 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원하였다. 기쁨은 밖으로 표출해야만 완성되기 때문이다.6

4:29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하니7: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에 대하여 소개했다. 예수님을 소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완벽하게 거룩하고 깨끗한 사람이 아니다.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예수님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은 예수님을 만난 사람이다. 특별히 자신의 죄를 용서함받은 사람이 예수님을 소개할 수 있다. “나와 같은 죄인도 용서를 받았는데, 당신도 예수님에게 간다면 죄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예수님을 소개할 수 있는 메시지이다. 사마리아 여인은 자신의 마을에 들어가서, 바로 이 점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행한 일은 옳지 않은 일이었다. 예수님께서 그 모든 일을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했다는 것은, 단순히 여인의 사정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있는 분을 만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여인의 죄를 용서하고 용납하고 받아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아주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예수님께서 용납하셨다면, 다른 사람들도 용납될 수 있다. 이게 복음의 핵심이다. 사마리아 여인은 메시야를 만났다고 소개한다.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라는 표현은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지 않는다. 이러한 표현은 수사학적인 표현일 뿐이다. “이 사람이 그리스도가 아니라면, 누가 그리스도란 말인가?”라는 확신에 찬 표현이다.

4:30 그들이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로 오더라8: 사마리아 여인의 증언은 힘이 있었다. 만일 사마리아 여인이 바리새인들이 하는 방식처럼 “나처럼 거룩하게 살아야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 콧방귀를 뀌며 “너나 잘하세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마리아 여인은 나같은 죄인도 용서하신 예수님을 소개했기에, 모두가 예수님께로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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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 그 사이에 제자들이 청하여 이르되 랍비여 잡수소서9: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드실 것을 권하였다.

4:32 이르시되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느니라1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종류의 양식이 있다고 대답하셨다. 분명 예수님이 물질적인 양식을 드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영혼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것은 주님께 가장 소중한 일이었다. 물론 그것은 육적인 양식은 아니었기에 육신의 배를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져온 양식을 전혀 드시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요한복음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지 않을 뿐이다.

4:33 제자들이 서로 말하되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는가 하니11: 제자들은 예수님의 뜻밖에 대답에 어리둥절하였다. 자기들 말고 도대체 누가 양식을 가져다 주었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적어도 이곳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4: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12: 하지만 예수님은 육적인 양식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영적인 양식을 의미한 것이었다. 주님을 보내신 이는 곳 하나님을 의미하며, 주님의 양식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며 온전히 성취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영혼을 살리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었다(6:3813; 9:414; 17:415). 어쩌면 바로 그 목적을 위하여 일부러 사마리아를 통과해야만 했었을 수도 있다(4:4).

4:35 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아니하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16: 이 일이 일어난 시기는 아직 추수할 때가 아니었다. 아마도 3,4월 경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유월절 직후였으므로), 그렇다면 추수가 이루어지는 가을까지는 4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눈을 들어 밭을 보라고 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밭은 진짜 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밭을 의미하는 것이며, 결국 사람들이 영적인 상태가 어떠한가를 보라는 의미이다. 영적인 의미에서 추수할 때가 가까이 왔다는 듯이다. 이미 첫 열매는 거두었다. 사마리아 여인이 첫 열매인데, 그 이후로 더 많은 열매들을 거두게 될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황금물결을 이루었다고 표현할 텐데, 이스라엘에서는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사마리아 여인 한 사람만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체가 회심하는 놀라운 수확이 다가오고 있다.

종종 “추수”는 마지막날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한다. 하지만 추수가 언제나 하나님의 심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여기에서는 마지막날의 심판을 의미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회개하여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4:36 거두는 자가 이미 삯도 받고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으나니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라17: 거두는 자는 추수에 동원되어 추수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은 자신들이 받아야 할 대가를 이미 선지급받았다면, 열매를 모으는 일은 지체될 일이 없다. 지금 영적인 차원도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심판의 상황에서 추수꾼들은 천사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추수꾼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 것도 아니고 삯을 받았다는 것도 어떤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추수의 준비가 다 되었다는 것이 영적인 측면에서 볼 때 수많은 영적인 수확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영생에 이르는 열매”라고 번역을 했지만, “이르는”이라는 표현은 원어에는 없다. “영생을 향한 열매”(?) “영생에게로의 열매”(?) 등으로 번역이 가능하다.

뿌리는 자는 누구를 가리키고 거두는 자는 누구를 가리키는가를 질문하면 답이 없다.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할 것이라는 말은 영적인 수확이 이루어지는 것이 기쁜 일이라는 것을 나타낼 뿐이다.

4:37 그런즉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 하는 말이 옳도다18: 심는 자가 누구인지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의미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세례 요한, 구약의 선지자 등을 뿌리는 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렇게 1:1로 누구인지를 밝히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여기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수고하지 않은 것을 거둔다는 점이다. 지금은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수많은 회심자들이 생기는 것은 우리의 수고에 따른 것이 아닌 하나님의 은총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는 말은 유대 사회에서 회자되는 하나의 격언처럼, 노력하지 않았으나 운이 좋게 수확을 하는 것을 빗대는 표현이다. 그런데 영적인 면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4:38 내가 너희로 노력하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이 노력한 것에 참여하였느니라19: 예수님의 제자들이 참여하게 될 놀라운 결과는 그들만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바울 사도는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고전 3:6-8)고 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수고하는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거두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나,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고 교만할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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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이 때에 제자들이 돌아와서 예수께서 여자와 말씀하시는 것을 이상히 여겼으나 무엇을 구하시나이까 어찌하여 그와 말씀하시나이까 묻는 자가 없더라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 내가 행한 모든 일을 내게 말한 사람을 와서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하니 그들이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로 오더라 그 사이에 제자들이 청하여 이르되 랍비여 잡수소서 이르시되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느니라 제자들이 서로 말하되 누가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는가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 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할 때가 이르겠다 하지 아니하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 거두는 자가 이미 삯도 받고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모으나니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라 그런즉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 하는 말이 옳도다 내가 너희로 노력하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이 노력한 것에 참여하였느니라[]
  2. Καὶ ἐπὶ τούτῳ ἦλθαν οἱ μαθηταὶ αὐτοῦ καὶ ἐθαύμαζον ὅτι μετὰ γυναικὸς ἐλάλει οὐδεὶς μέντοι εἶπεν Τί ζητεῖς ἢ τί λαλεῖς μετ’ αὐτῆς[]
  3. ἀφῆκεν οὖν τὴν ὑδρίαν αὐτῆς ἡ γυνὴ καὶ ἀπῆλθεν εἰς τὴν πόλιν καὶ λέγει τοῖς ἀνθρώποις[]
  4. 그들이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5. Contra Colin G. Kruse, John. 배용덕 역, 『요한복음』(서울: CLC, 2013), 202[]
  6. C. S. Lewis, Reflections on the Psalms. 이종태 역, 『시편사색』 (서울: 홍성사, 2004), 136.[]
  7. Δεῦτε ἴδετε ἄνθρωπον ὃς εἶπέ μοι πάντα ὅσα ἐποίησα μήτι οὗτός ἐστιν ὁ χριστός[]
  8. ἐξῆλθον ἐκ τῆς πόλεως καὶ ἤρχοντο πρὸς αὐτόν[]
  9. Ἐν τῷ μεταξὺ ἠρώτων αὐτὸν οἱ μαθηταὶ λέγοντες Ῥαββί φάγε[]
  10. ὁ δὲ εἶπεν αὐτοῖς Ἐγὼ βρῶσιν ἔχω φαγεῖν ἣν ὑμεῖς οὐκ οἴδατε[]
  11. ἔλεγον οὖν οἱ μαθηταὶ πρὸς ἀλλήλους Μή τις ἤνεγκεν αὐτῷ φαγεῖν[]
  12. λέγει αὐτοῖς ὁ Ἰησοῦς Ἐμὸν βρῶμά ἐστιν ἵνα ποιήσω τὸ θέλημα τοῦ πέμψαντός με καὶ τελειώσω αὐτοῦ τὸ ἔργον[]
  13.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14.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리니 그 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
  15.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
  16. οὐχ ὑμεῖς λέγετε ὅτι Ἔτι τετράμηνός ἐστιν καὶ ὁ θερισμὸς ἔρχεται ἰδοὺ λέγω ὑμῖν ἐπάρατε τοὺς ὀφθαλμοὺς ὑμῶν καὶ θεάσασθε τὰς χώρας ὅτι λευκαί εἰσιν πρὸς θερισμόν ἤδη[]
  17. ὁ θερίζων μισθὸν λαμβάνει καὶ συνάγει καρπὸν εἰς ζωὴν αἰώνιον ἵνα ὁ σπείρων ὁμοῦ χαίρῃ καὶ ὁ θερίζων[]
  18. ἐν γὰρ τούτῳ ὁ λόγος ἐστὶν ἀληθινὸς ὅτι Ἄλλος ἐστὶν ὁ σπείρων καὶ ἄλλος ὁ θερίζων[]
  19. ἐγὼ ἀπέστειλα ὑμᾶς θερίζειν ὃ οὐχ ὑμεῖς κεκοπιάκατε ἄλλοι κεκοπιάκασιν, καὶ ὑμεῖς εἰς τὸν κόπον αὐτῶν εἰσεληλύθατ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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