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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과연 교회 안에 구원이 있을까”라는 위험천만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책이 있어 한국교회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 책은 다름아닌 원로 종교학자인 오강남 교수의 ‘예수는 없다’(현암사)로 크리스천들이 믿고 있는 ‘진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기독교의 전래를 뒤집어엎는 책으로 평가받았다. 또한‘유아적 믿음에서 벗어나 다른 종교도 인정하는 성숙한 종교인이 되라’고 충고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기실 예수를 어느 누구보다 사랑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평생을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을 연구해온 학자로서, 그는 더 이상 성경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으로, 그 신화적 어구 하나하나를 신의 음성으로 떠받들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중세적 거짓 종교관에 매어 살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출간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종교서적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반향을 이끌어 낸 책으로 그 영향력이 넌크리스천과 크리스천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예수는 없다’의 영향력은 이를 반박하는 책 이국진 목사의‘예수는 있다’(기독출판사)의 출판으로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예수는 있다’는 왜 예수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지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고, ‘예수는 없다’에 대해 하나하나 대답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고 포맷 또한 ‘예수는 없다’와 거의 동일하다.
‘예수는 있다’는 ‘예수는 없다’의 흐름을 목차와 소제목의 순서까지 그대로 따라가면서 뒤집어 제시한다. ‘…없다’에서 어렸을 때는 ‘우리 아빠가 최고’라고 믿던 철수가 커가면서 그런 믿음을 버린다는 예화를 들었다면 ‘…있다’는 초등학생 영희가 음악 신동으로 명품 ‘스트라디바리’를 소장하고 있음에도 그 친구들은 ‘네 악기와 내 악기가 무엇이 다르냐’며 비웃는 상황을 예로 든다.
‘…없다’가 불교에 귀의한 서양인 ‘현각스님’의 내용을 소개한 자리에는 기독교를 배척하던 대학 교수가 눈물로 예수를 영접한 사연을 소개한다. ‘성경을 다 믿지는 않는다’는 한 목사의 인터뷰를 실은 자리에는 회심한 사도 바울에 대한 가상의 인터뷰를 실어 거울처럼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아울러 마지막 장에서는 기독교 내에서 잘못된 신앙 행태를 답습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따금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은 ‘…없다’가 그럴 듯한 사례와 논리로 포장한 내용들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진리와 비진리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구도자들에게는 구원의 확신을,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다시 한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소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반박하고픈 마음은 있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평신도들에게는 시원함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