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우리는 왜 조급한가?

– 이국진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결혼을 하고 나면, 서로의 차이점이 생각보다 큰 것을 발견하고, 그때부터 상대방을 고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내가 바꾸려고 하는 남편의 성격은 무려 20년 이상 반복을 통해 성격으로 고착화된 것이다. 이것을 하루 만에 고치려고 하는 야심찬 계획을 시도할수록 아내의 절망은 커져만 간다. 남편이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 까짓것 고치지 못할 것인가? 이런 질문이 마음속에 명제로 자리 잡으면서, 문제는 더욱 커진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고치려는 마음이 충분히 있지만, 남편도 20년 이상 굳어진 자신의 성격과 삶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지 못한다. 놀라운 것은 우리의 성화(聖化)의 과정이 결코 이 세상에서는 완성될 수 없고, 오직 저 천국에서 하나님 앞에 서는 그 날에야 완성된 것이라고 하나님은 기대하는데, 아내는 사랑이 있다면 단 하루 만에 남편의 성품을 바꿀 수 있다고 사랑의 힘을 믿는다는 것이다.

사랑은 과정이지, 우리가 주문하면 포장된 채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라는 영화에서, 웨이터로 분장하여 나타난 하나님은 에반의 이상한 행동에 실망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인내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인내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 생각합니까? 만일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단순히 용기를 주겠습니까? 아니면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까? 만일 가족이 가까워지기를 기도한다면, 하나님은 그저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으로 휩싸이게 만드시겠습니까? 아니면 가족들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까?” 이 이야기를 들은 아내는 다시 발길을 돌려, 에반에게 돌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어쩌면 참아야 할 상황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그만큼 사랑을 실천해야 할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 기회를 만났을 때, 분노하기 보다는 참아야 한다. 지혜 없이 함부로 말을 내뱉기 보다는 참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 오래 참기 위해선 고난을 감내해야 한다. 오래 참는 것은 우리의 자연적 품성에 어긋나는 것이기에, 고통스러운 것이다. 킹 제임스 성경은 이 부분을 “Charity suffereth long”이라고 번역하였다. 사랑은 오랫동안 고난을 받으며 참는다는 것이다.

* 목차로 돌아가기

* 다음 글 읽기 – 참아야 하는 이유

* 이전 글 읽기 – 기다림과 인내

Loading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