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호와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11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하신지라 사무엘이 근심하여 온 밤을 여호와께 부르짖으니라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는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사울 왕을 세운 것을 후회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표현을 성경에서 읽게 될 때, 우리는 당혹스럽습니다. 하나님께서도 후회하시다니요? 하나님도 우리 인생처럼 섣부른 결정을 하고 그래서 그런 결정으로 인해서 손해도 보고, 결국 후회하게 되는 것인가요?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하나님은 사람과 달라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후회하시지도 않는다고 가르칩니다(민 23:19).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왕으로 세우셨고, 그 결과 후회하셨다고 하는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후회하셨다는 표현이 창세기에도 등장합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이르시되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창 6:5-7). 과연 이렇게 불완전한 계획을 세우고 나중에 후회하고 한탄하는 하나님을 우리가 믿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표현은 하나님이 우리들처럼 잘못되고 어설픈 선택을 하고 또 그로 인하여 후회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판단과 결정과 섭리는 오류가 있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은 실수하시는 하나님이 아닙니다. 사울을 보시고 후회하셨다는 표현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사울의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고 안타까워하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불순종의 길로 갈 때,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덤덤하신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애끓는 비탄의 마음으로 안타까워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잘못되는 것을 보면 그 부모는 마음이 고통스럽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갈 때 고통스러워하시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나타내기 위해서 하나님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긴 하지만, 후회하신다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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