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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의 질문과 사울의 침묵(삼상 10:14-16)

14 사울의 숙부가 사울과 그의 사환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디로 갔더냐? 사울이 이르되 암나귀들을 찾다가 찾지 못하므로 사무엘에게 갔었나이다 하니 15 사울의 숙부가 이르되 청하노니 사무엘이 너희에게 이른 말을 내게 말하라 하니라. 16 사울이 그의 숙부에게 말하되 그가 암나귀들을 찾았다고 우리에게 분명히 말하더이다 하고 사무엘이 말하던 나라의 일은 말하지 아니하니라. (삼상 10:14-16)

사울이 집으로 돌아오자 사울의 숙부가 사울을 걱정하며 그간의 일을 물었습니다. 아마도 이 숙부는 “넬”이었을 것입니다(cf. 삼상 14:50). “너희가 어디로 갔더냐?”(10:14). 도대체 어디서 헤매다가 지금에서야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사울은 숙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했습니다. “암나귀들을 찾다가 찾지 못하므로 사무엘에게 갔었나이다.”(10:14). 이 말은 들은 사울의 숙부는 사무엘이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하여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10:15). 이때 사울은 사무엘이 했던 말 가운데 일부만을 숙부에게 말하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겠다는 말은 말하지 않았습니다(10:16).

정직이란 모든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다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울은 숙부에게 반드시 모든 대화 내용을 하나도 빠트림이 없이 보고해야 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나의 모든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모두 말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말하는 것은 정직한 것이 아니라 지혜롭지 못한 것입니다. 지켜야 할 비밀도 있는 것이고, 말하지 않는 것이 유익한 것이 있습니다.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들을 다 공개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늘날 SNS에서 자신들의 생활이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수입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돈으로 어디에 얼마씩 사용하고 있는지, 집의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다 공개하며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물론 만일 그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면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하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되게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모든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일 사울이 이 시점에서 사무엘이 말한 것을 모두 이야기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며, 하나님의 때가 되기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바른 것입니다. 사울이 이렇게 침묵한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서 불신이 있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생생한 역사를 체험하면서 예언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확실하게 일어날 것임을 분명히 알았을 것입니다. 아직 앞으로 전개될 일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고 생각하거나 사무엘의 말을 믿지 못해서 침묵한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침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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