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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 가는 스토리

오늘(6/8) 아침에도 볼티모어 오레올즈의 김현수 선수는 2번 타자로 나와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1회말 대량 득점을 위한 발판은 김현수의 방망이에서 만들어졌고, 뛰어난 주루 플레이로 후속 타자의 안타 때 3루까지 뛰어 결국 득점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구단의 따가운 시선 속에 미운 오리 새끼처럼 벤치에 앉아 쓸쓸하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아야만 했었는데, 이제는 어엿하게 2번 타자로 자리매김하여 3할 후반대의 타율에 5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보이며 테이블 세터(table setter)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마이너로 보낼 것이라는 감독과 구단의 언론 플레이 속에서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여 메이저에 남을 때만 해도 따가운 눈초리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시즌 초반 TV 화면에 비친 김현수 선수의 얼굴은 수심에 가득 찬 것 같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아마 부모는 미국 땅에서 마음 고생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날마다 눈물을 흘렸을는지도 모른다. 볼티모어 팀의 팬들은 김현수를 향해 야유를 쏟아부어댔다고 한다.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애타게 목말라하는 그들에게는 김현수는 골치 덩어리였을 것이다. 김현수 선수가 감독의 계획대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면, 다른 선수를 기용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 볼티모어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팀에 기여를 하지 못한 채, 700만 달러를 받는 김현수 선수를 곱게 볼 리 만무했다.

그런데 김현수 선수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안타를 때려냈다. 홈런 타자가 즐비한 오레올즈 선수들에 비하면 행운으로 보이는 내야 안타로 출루한 김현수 선수의 타격은 별 볼일 없어 보였다. 하지만 야구는 통계로 말한다고 하지 않던가? 행운의 안타이든 무엇이든 김현수는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볼티모어에 필요한 선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힘든 기간을 잘 참고 견딘 김현수 선수가 대단하다. 관중들 중에는 김현수 선수의 대형 얼굴이 그려진 응원도구를 가지고 응원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그런데 해설가의 이야기를 들으니, 참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구단에서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있을 때, 그리고 홈 개막전에서 홈팬들이 김현수에 대해서 야유를 보냈을 때, 볼티모어의 선수 한 명이SNS에 이런 행동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글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통역자에게 부탁해서 “우리는 김현수를 좋아합니다”라는 말을 한국말로 가르쳐달라고 했고, 그것을 피켓에 써서 김현수 선수에게 보여주며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사실 선수들은 그 안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스트레스만 있었다면 제 실력도 발휘할 수 없었을 텐데, 그래도 선수들이 그를 도와주었고 코치들도 격려하면서 오히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편하게 타격을 하라고 도와주었다고 한다. 

김현수의 오늘은 분명 같은 팀 선수들의 사랑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팀은 서로 사랑하며 격려할 때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그들이 김현수를 감싸준 결과 김현수는 스토리를 만들어갔고, 볼티모어는 현재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1위로 월드 시리즈를 향해 한 발짝씩 더 다가가고 있다. 사랑을 하면 그 결과는 내가 받게 되어 있다. 사랑은 오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고(고전 13:4), 모든 허물과 약점을 감싸주는 것이다(벧전 4:8).

원글링크: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727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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