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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만 50번째

– 이국진

드류 배리모어 주연의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는 1년 전의 교통사고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루시에게 한눈에 반한 남자 헨리(아담 샌들러)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녀의 관심을 끌어보았자, 하루밖에 가지 못한다. 바로 다음날이면 기억을 못하는 그녀를 위해 그는 매일 처음 만나 첫 데이트를 하듯이 그녀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런 여성을 사랑하는 것은 보통 인내심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처음에는 ‘바람둥이’였던 한 남자가 한 여자에게 빠져들어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는 이야기는 상투적이지만 색다른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루시(배리모어)는 헨리(샌들러)의 사랑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죄악을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실컷 죄를 짓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다시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백하면 하나님은 마치 처음 우리의 죄를 용서하는 것처럼 용서해 주신다.

내가 저희 불의를 긍휼히 여기고, 저희 죄를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히브리서 8:12)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예레미야 43:25)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예레미야 31:34)

하나님을 전지하신(omniscient)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죄를 기억하지 않으실 수 있는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하실 때,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영향을 받지 않으신다는 의미이다. 1

사사기를 보면 꼭 그런 것 같다. 어쩌면 하나님은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사사기에는 이스라엘 민족의 타락(배신), 이방 민족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 이스라엘 민족의 부르짖음, 그리고 사사를 통한 구원이라는 사이클이 계속 반복된다. 구원해 놓으면, 다시 죄를 짓고, 다시 구원하면 또 똑같은 죄를 짓는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은 계속해서 사사를 통해서 구원해 주신다. 마치 이스라엘이 처음 그런 죄를 짓고 회개하는 것처럼…. 한두 번 구원하다가, 이제는 “더 이상 못 참겠다!” 하며 화를 내실 법도 한데, 하나님은 계속해서 용서하고, 또 용서하신다. 그러한 하나님의 용서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였다. 가망성이 없는 죄인인 우리를 살리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예수님을 못으로 박으신 그 사랑이 우리에게 있다.

오늘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의 죄를 기억치 아니하시기 때문이다.

생각해볼 문제 / 토론 문제

1. 사랑의 이름으로 악을 행할 수 있는가? 만일 사랑의 이름으로 악을 행한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2. 사람을 현재의 효율성으로만 판단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의 가치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3. 다른 사람의 잘못을 완전히 잊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 어떤 점에서 잊어야 하고, 어떤 점에서 기억해야 하는가?

4. 과거의 잘못 때문에 미래의 발전적 관계 형성에 지장을 주고 있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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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글 읽기 – 10.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 이전 글 읽기 –  왜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잊을 수 없는가?

[저작권 안내: copyright information] 이곳에 수록된 내용은 이국진 목사의 저작물입니다. 이 내용을 책으로 출간하여 판매할 수도 있지만, 이 시대의 상황을 고민하며 심사숙고한 후에 온라인으로 공개하여 일반인들이 마음껏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누구든지 이곳에 있는 내용물을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마음껏 사용하도록 허용합니다. 이 글을 통해 유익을 얻었다면, 웨스트민스터 사역에 적은 금액이라도 구독료 개념으로든 선한 사역 후원의 개념으로든 후원을 해주신다면 감사할 뿐입니다. 기업은행 304-082989-01-013 (웨스트민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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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웨인 그루뎀, [조직신학 (상)] (은성, 2005),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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