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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천당, 불신 지옥

– 이국진

진리를 폭력으로 강요하거나, 진리를 비난하는 형식으로 전달한다면, 무례한 방법을 사용하여 전달한다면, 옳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전도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을 붙잡아 두고, 예수 믿으라고 설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심지어 절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는 행위를 한다는 비난을 종종 많이 듣기도 하는데, 이것은 무례한 것이며, 무례한 방법으로 시도하는 복음전파는 비난만을 자초할 뿐이다. 더 나아가 단순히 그러한 방법이 효과적인가의 문제를 떠나, 과연 그러한 방법이 성경적인가를 질문할 필요가 있다.

원래 이런 전도방법의 창시자는 최권능 목사님이라고 하는 최봉석 목사님이었다. 1) 이분은 평양 시내를 다니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고 전도를 하였다고 한다. 이분에 대한 일화를 살펴보니 참으로 감동적이고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당시에는 최권능 목사님이 그렇게 외치고 다니는 것이 “신선했다.” 전에 죄를 짓고 살던 사람이 이제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그 모습은 많은 것을 전달했다. 물론 그 당시에도 그렇게 외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복음은 항상 거부되기 때문에), 대체로 그렇게 외침이 피해를 주는 경우는 오늘날과 비해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렇게 외치는 것이 전혀 신선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그것을 무례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구나 나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지하철에서 외치는 사람들에게서, 최권능 목사님과 같은 복음에 대한 애절함을 발견할 수 없다. 정말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 사실이라면, 그렇게 한가하게 외칠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들이 무례하게 느껴지도록 전할 것이 아니다. 정말 간절하고 애절하게 외치지 않고, 구호로만 그치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은 복음의 이미지를 구길 뿐이다. 무례하게 전달된 복음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전달된 그 복음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만 키우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복음이 방해받게 될 뿐이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디모데 전서 4:2)는 말씀은 상대방의 때가 어떠한 상황인지 구애받지 말고 무조건 복음을 전파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오히려 이 말씀은 전도자의 때를 가리킨다. 만일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방이 있다면, 내가 약간 피곤하다고 하여 복음을 전하는 일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이른 아침 일찍부터 축복의 인사를 크게 건네는 사람은 오히려 저주를 퍼붓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잠언 27:14),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저주이다. 상대방은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성적 관계를 강요하는 것이 강간인 것처럼, 복음도 억지로 강요될 수 없다.

디모데 4:2의 말씀은 때를 얻든지 못 얻는지(in season, out of season), 준비하라(be ready)는 말씀이다. 사춘기의 자녀를 사랑하기에 충고의 말을 해주고 싶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언제인지 내가 항상(in season out of season), 살피면서(be ready), 그 아이가 나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되면 그때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복음도 아무렇게나 무례하게 던져대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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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박종구, 김충남, [예수천당 – 최권능 목사 일대기] (드림북,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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