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가장 큰 죄이다. — C.S. 루이스 1
교만은 사람들 사이에 벽을 쌓지만, 겸손은 다리를 놓고, 관계를 부드럽게 하며, 더 온화하게 해주는 기름 역할을 한다. — 릭 워렌
– 이국진
자랑과 교만
어쩌면 같은 말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것이 자랑과 교만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교만하지 않으며”라는 표현은 사랑의 네 번째 정의인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를 중복하여 표현한 것(redundancy)에 불과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교만한 사람은 자랑하는 사람이고, 자랑을 일삼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 아닌, 교만한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랑과 교만 사이를 구분하려는 것은 어설픈 시도일 수 있다. 마치 일곱 색깔의 무지개에서 빨강색이 어디까지이고, 주황색이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지를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자랑과 교만 사이에 약간의 의도적인 차이를 두고서 읽어보려고 한다. 앞에서 사랑의 네 번째 정의인 “자랑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베푸는 사랑과 선행, 그리고 구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떠벌리지 말고 은밀하게 하나님께만 보이라는 의미로 설명했다. 이제 다섯 번째 정의인 “교만하지 않는 것”은 내가 사랑을 베푸는 대상과 관련하여 갖게 되는 마음의 자세의 차원에서 생각해 볼 것이다. 즉 자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랑의 행위를 “제3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인 반면, 교만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랑을 받는 대상, 즉 “제2자”에게 대하여 교만함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풀면서 우리는 교만하게 된다.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참으로 멋있는 삶이 아닌가? 이 세상에 참으로 악한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애쓰는 데, 눈을 돌려 가난한 자에게 도움을 주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에서 교만한 마음이 솟아오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성경은 사랑의 다섯 번째 정의를 “교만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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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 루이스, [순전한 기독교] (홍성사, 2001), 19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