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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려운 이유

– 이국진

나는 사랑을 베푸는 것(혹은 용서를 하는 것)은 비교적 쉽고, 정말 어려운 것은 “회개”라고 늘 생각해왔다. 사랑을 베푸는 것(혹은 용서를 하는 것)은 근사한 일이고 보람이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베푸는 것은 마음이 뿌듯해지는 일인 반면, 회개하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 (자존심)을 구겨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역시 사랑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님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그저 표면적인 사랑은 쉬울 수 있지만, 자랑하지 않는 사랑은 정말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자랑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만 사랑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자랑이 될 때까지, 남들이 알아줄 때까지,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그런데 자랑이 동기가 되지 않고, 자랑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랑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어떤 책 제목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있다. 플로리다의 씨월드(Sea World)의 부사장인 처크 톰킨스가 그 저자중의 한 사람인데, 무려 3톤이나 되는 고래 쇼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 책에서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1) 쇼를 멋지게 하면, 칭찬하고, (2) 실수했을 때에는, 질책하는 대신에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3) 중간 중간에 격려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1 책망해서 나아지는 법은 거의 없고, 칭찬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래만의 특징이 아니라, 인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랑할 수 있을 때, 선행하게 되어 있고, 자랑할 수 있을 때 사랑을 베풀 수 있다. 만일 아무런 자랑이 되지 않는다면, 중단되기 쉽다.

하지만 자랑할 게 없으면서도 하는 것이 참 사랑이다. 칭찬과 격려가 없을 때 멈추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이 말은 이렇게 바꿀 수도 있다. “너희가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에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너희가 자랑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은 자랑이 없는 길이었다. 십자가의 길은 사람들의 인정이 있었던 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길은 제자들마저도 다 도망가 버린 외롭고 쓸쓸한 고난의 길이었다. 제자들의 박수와 격려는커녕, 손가락질이 있었고, 침 뱉음이 있었고, 욕하고 조롱하는 소리뿐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예수님은 멈추지 않으셨다. 십자가에 올라가, 모든 피와 물을 쏟으시면서 까지 우리를 사랑해 주셨다. 예수님의 사랑은 자랑할 수 있을 정도까지 만의 사랑이 아니었다.

생각해볼 문제 / 토론 문제

1. 자식 자랑이 교만으로 연결되는 시점은 어느 때인가?

2. 은밀하게 구제하고, 은밀하게 사랑을 행하는 것이 가능한가?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3. 자랑하지 않으며 사랑과 선행을 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어떤 점에서 불가능한가? 기념을 통해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방법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4. 칭찬받고 즐거워하는 것 자체는 교만(자랑)이 아니며, 오히려 잘 한 것에 대하여 칭찬할 때 즐거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 C.S. 루이스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선을 행할 때 솟아오르는 즐거움이 자신에 대한 교만으로 바뀌게 되는 시점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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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짐 발라드, 처크 톰킨스, 케네스 블랜차드, 타드 라시나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1세기 북스,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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