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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질투

– 이국진

그런데 성경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항상 죄인 것만은 아니라고 가르친다. 놀랍게도 시기와 질투는 하나님의 성품 가운데 하나라고 성경은 기록한다(출애굽기 20:5; 34;14; 신명기 4;24; 5:9; 6;15; 여호수아 24:19). 그렇다고 한다면 경건한 질투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경건한 질투란 무엇일까?

우선 순기능으로 사용된 질투를 가리켜 경건한 질투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앞에서 지적하였다. 사회적 규범 안에서 적절하게 발휘된 질투가 경건한 질투일 수 없다. 여전히 그 질투 속에는 표현되지 않은 상대를 향한 미움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경쟁심과 우월감, 그리고 때때로 열등감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는 질투는 경건한 질투일 수 없다.

더 나아가, 종교적 목적을 가진 질투를 가리켜 경건한 질투라고 할 수 없다. 우리 교회가 다른 교회보다 더 크고 멋진 교회가 되기 위하여 질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나, 우리 구역이 다른 구역보다 더 잘해야 되겠다고 하는 어쩌면 그럴듯한 질투들도 경건한 질투라고 할 수 없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전도해서 전도왕이 되겠다고 하는 마음도 경건한 질투라고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은 다 버릴지라도 나는 주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했던 베드로의 열심을 경건한 질투라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은 교만이었고, 그것은 자기 과시였을 것이다.

경건한 질투는 죄악에 대해서 갖는 질투심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가지신 질투심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우상숭배하는 모습을 보고 하나님은 질투하셨다. 그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으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을 타자에게 빼앗겨버렸기 때문에 갖는 질투이기도 하겠지만, 더 나아가 사랑하는 자가 죄악에 빠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질투심이다. 죄악에 빠져버린 이스라엘 민족을 보면, 질투심이 났다는 것이다.

바울 사도도 고린도 교회를 향한 질투가 있었다. 그것은 고린도 교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올라온 사람들에게 마음이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언뜻 보면, 이전의 목회자가 후임 목회자에 대해서 갖는 시기와 질투처럼 비쳐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바울 사도는 자신이 잊혀졌다는 사실 때문에 질투가 생긴 것이 아니었다. 바울 사도는 자신이 양육하던 고린도 교인들 사이에서 후임 목회자의 인기가 더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질투심이 생긴 것이 아니었다. 바울 사도에게 질투심이 생긴 것은 고린도 교인들이 잘못된 교훈에 빠졌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서 올라온 거짓 선생들이 거짓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그 거짓 복음에 쉽게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이 생긴 것이다. 이것을 거룩한 질투라고 할 수 있다. 죄악에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갖게 되는 질투의 마음, 잘못을 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갖게 되는 질투의 마음이 바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갖고 계셨던 질투의 마음이었다.

정말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경건한 질투가 없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없다. 이 땅의 교회가 타락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치는 일이 없다. 우리 교회만 괜찮으면, 이 땅의 다른 교회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도 전혀 가슴이 아프지 않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신앙적인 면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없다. 신앙에 있어서만큼은 욕심이 없고, 현재의 모습으로 지극히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나이롱 신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 말의 표현이, “내가 믿음이 더 좋았으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믿음이 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말이면 좋겠는데, 오히려 이 말은 그냥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고 싶으니 간섭하지 말라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 말로 들려서 안타깝다. 신앙의 걸음을 한 걸음도 더 내밀고 싶지 않다는 옹고집스런 말로 들리기에 안타깝다. 선교에 더 동참하고자 하는 열정이 없고, 좀 더 기도생활에 매진하겠다는 결심이 없고, 더 많이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고 하는 욕심이 없고, 좀 더 헌신적인 신앙의 모습에 대한 갈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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