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신데렐라 사랑

– 이국진

반대로, 사람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 못하면서, 자기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친절하다. 나는 이러한 사랑을 신데렐라 사랑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우리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련한 주인공인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다. 하지만 바로 매일 만나는 친 동생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동생에게는 내 물건에 손을 댔다고 윽박지르기 십상이다. 매일 만나는 시어머니를 사랑으로 대할 수는 없다.

스크루테이프의 6번째 편지에서, 스크루테이프 사탄은 조카 웜워드 사탄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네가 아무리 애를 써도 환자(=사탄이 담당하는 사람을 뜻함)의 영혼에는 어느 정도의 악의와 함께 어느 정도의 선의가 있게 마련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매일 만나는 이웃들에게는 악의를 품게 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사람들에게는 선의를 갖게 하는 것이지. 그러면 악의는 완전히 실제적인 게 되고, 선의는 주로 상상의 차원에 머무르게 되거든.” 1

나는 신데렐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았다. 이들은 불쌍한 고아를 돕고 불쌍한 이웃을 돕는 일에 헌신적이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사랑을 직접 실천하기 위하여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러한 사랑의 표현이야말로 중요하고 장려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결코 비난 받아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런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약간의 무례를 행한 사람을 향해서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의 사랑이 신데렐라 사랑에 빠져서도 안 되고, 조폭 같은 사랑에 빠져서도 안 될 것이다.

* 목차로 돌아가기

* 다음 글 읽기 – 친절을 베푼 사람들

* 이전 글 읽기 – 조폭 같은 사랑 

 71 total views,  1 views today

--[註]---------------------------
  1. C.S. 루이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홍성사, 2000), 45.[]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