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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주인공 안준호

군대 이야기는 흥미롭다. 누가 이야기하든 금새 그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자신이 군대에 있을 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말하면, 믿거나 말거나 무조건 재미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아련하게 이제는 먼 옛날의 일이 되어 완전히 죽어버리고 없어졌던 것 같은 나의 기억도 다시 깨어난다.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있어서, 군대는 화수분이다.

그런 군대 이야기를 전문 작가가 대본을 쓰고 전문가들이 모여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이다. 요즘 한창 인기라는 D.P.를 잠깐 보았다. 정말 리얼하다. 군대를 어쩜 그렇게 리얼하게 묘사했는지. 사실 리얼하게 묘사하는 게 더 쉽다. 그 리얼리티에 사람들이 푹 더 빠져드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리얼하게 묘사된 D.P.에 리얼하지 않은 게 딱 하나 있다. 그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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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안준호. 그는 그 불의한 군대 속에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다. 세상에 그런 군인은 없다. 하지만 D.P,는 그런 인물이 있어야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 모두는 그런 주인공에 목말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 삭막한 군대 속에서도 안준호 같은 사람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는 없는데, 있어 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그 드라마에 투영한 것이다. 주인공 안준호는 우리 인간 모두에게 있는 소망의 투영이다. 그 주인공의 모습에 감동하는 이유는 현실 속에서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 세계라고 다를까? 거기는 군대보다 더한 곳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 세계 속에서도 주인공 안준호 같은 사람이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사람은 그게 이아무개라고 생각하고, 그게 윤아무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은 주인공 안준호처럼 허상에 불과하다. 우리가 바라고 싶은 바를 그 사람들에게 투영시킨 것이지, 실제로 그 사람들이 우리의 기대에 맞는 사람들은 아니다. 적대자들은 그것을 너무나도 분명히 바라보고 있는데, 지지자는 그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실상이 어떻든 그가 나의 메시야가 되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망을 거기게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렬히 지지했던 그 지도자에게서 배신당하는 일들을 얼마나 많이 경험했던가? 이번만큼은 다르길 소망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정말 아무런 소망이 없이 썩어빠진 이 세상에 우리에겐 절망뿐인가? D.P, 드라마를 보면서 열광하고 소망을 걸어보지만, 내일 아침 다시 출근하며 만나는 세상에서는 그런 주인공은 없는 세상인가? 영화를 끄고 우리는 현실 속으로 들어온다. 우리가 사는 그 현실은 사실 군대와 똑같다. 모순과 부조리가 판치는 것이 방식만 다를 뿐, 우리는 군대보다 더 군대 같은 세상에 살고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소망이 있다.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질고를 지고 십자가를 지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영생의 길로 인도하신다.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신다. 이 세상의 헛된 주인공들에 헛된 소망을 품다가 실망할 게 아니라, 참된 메시야만을 바로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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