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황세원 기자의 서평 그래도… 역사와 우리안에 예수는 있다

2001년 출간된 원로 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의 저서 ‘예수는 없다’(현암사)는 출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종교서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책이다. 크리스천들이 믿는 ‘진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유아적 믿음에서 벗어나 다른 종교도 인정하는 성숙한 종교인이 되라’고 충고하는 이 책은 쉬운 비유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수많은 비기독인과 크리스천들에게 영향을 끼쳐 왔다.

그 영향력의 정도는 이를 반박하는 책이 계속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다. 지난 4월 ‘기독교를 뒤집어 읽어도 그런 예수는 없다’(나됨)는 책도 나왔지만 이번에는 ‘…없다’를 거꾸로 패러디한 책 ‘예수는 있다’(기독신문사·02-552-8794)가 나왔다. 또 ‘…없다’ 출판 직후 ‘한국교회언론’지에 반박문을 발표했던 허호익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기독교에 대한 역사적·신학적 연구들을 총정리,비판에 대한 종합적인 답을 제시하는 책 ‘예수 그리스도 바로보기’(한들출판사·02-741-4070)를 내놨다.

◇고고학적 증거 제시를 통한 반박
‘예수는 있다’와 ‘예수 그리스도 바로 보기’의 공통점은 성경에 나온 사실들이 고고학적 증거로 볼 때에도 ‘사실’의 수준에 있다는 점을 논증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없다’에서 오강남 교수는 동정녀 탄생,기적,육체 부활,예수의 재림과 심판 등 성경 내용들을 ‘문자적’으로 읽고 믿으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21세기 현대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흥부전이 사실이 아니어도 교훈을 주듯이 성경도 그렇게 읽으면 된다는 것.

그러나 이 두 책은 ‘성경은 사실을 기록한 것’이라는 데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있다’는 “성경은 믿음으로써 철저한 결단을 하고 읽을 것을 요구하는 책”이라고 말한다. ‘…바로 보기’ 역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한 역사적 인물인 나사렛 예수,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가 바로 우리 구세주인 그리스도라고 믿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두 책 모두 ‘각 복음서의 기록이 서로 어긋나므로 사실이 아니다’‘설화나 전설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제자들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다’ 등 성경 부정의 논리들에 대해 그동안 여러 신학자들이 밝혀온 증거들을 성실히 제시하는 것으로 반박하고 있다.

일례로 ‘…없다’에도 나오는 “예수의 생애에 대한 기록은 예수 사후 거의 40년이 지나서 처음 기록된 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두 책은 한목소리로 맞선다. 예수의 부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예수가 죽은지 24년만에 기록된 것(고전 15장)이며 이때는 예수의 일생을 지켜본 목격자들이 살아있던 시기라는 주장이다.

◇패러디를 통한 반박
‘예수는 있다’는 ‘예수는 없다’의 흐름을 목차와 소제목의 순서까지 그대로 따라가면서 뒤집어 제시한다.
‘…없다’에서 어렸을 때는 ‘우리 아빠가 최고’라고 믿던 철수가 커가면서 그런 믿음을 버린다는 예화를 들었다면 ‘…있다’는 초등학생 영희가 음악 신동으로 명품 ‘스트라디바리’를 소장하고 있음에도 그 친구들은 ‘네 악기와 내 악기가 무엇이 다르냐’며 비웃는 상황을 예로 든다.
‘…없다’가 불교에 귀의한 서양인 ‘현각스님’의 내용을 소개한 자리에는 기독교를 배척하던 대학 교수가 눈물로 예수를 영접한 사연을 소개한다. ‘성경을 다 믿지는 않는다’는 한 목사의 인터뷰를 실은 자리에는 회심한 사도 바울에 대한 가상의 인터뷰를 실어 거울처럼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은 ‘…없다’가 그럴 듯한 사례와 논리로 포장한 내용들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반박하고픈 마음은 있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평신도들에게는 시원함을 안겨줄 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다’의 내용은 역사적 증거로나 논리적으로나 충분히 반박될 수 있는 취약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파장은 생각보다 길 것이다. 복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가져다 쓰기에 딱 맞는 예화와 논리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복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인 크리스천이라면 고고학적 자료 없이도 성경의 기록을 사실로 믿을 것이다. 최소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구세주’라는 사실만은 의심없이 믿는다. 반면 마음이 닫힌 사람은 예수님이 눈앞에 나타나 못자국에 손가락을 넣어보게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다. 결국 복음은 머리가 아니라 영적 체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하는 크리스천들의 사명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책들이다.

황세원기자 / 국민일보  / 2003.11.29  
http://www.kmib.co.kr/html/kmview/2003/1128/0919232798231114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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