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결론: WEA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과연 WEA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양의 탈을 쓴 이리와 같은 것인가? 함께 동역해도 좋은 동역자인가?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하다. 만일 교회를 무너뜨리는 아주 위험한 단체라면, 함께 하면 교회가 위험해질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교회에 유익을 주는 아주 유익한 단체인데도, 오해하여 적대시하고 단절해버리는 것은 사탄의 분열 계략에 말려드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사울 왕은 안타깝게도 다윗을 적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다윗을 죽이려 들었다. 하지만 결국 다윗을 동료로 삼지 못했기 때문에,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다윗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야 했다(삼상 31:1-6). 다윗을 친구로 삼고 힘을 합치지 못한 결과는 비참했다. WEA는 한국교회에 동반자가 되고 힘이 되어줄 친구인가? 아니면 한국 교회를 무너뜨릴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것인가?

이스라엘 민족은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 반 지파가 요단강 동편에 큰 제단을 쌓는 것을 보고 전쟁을 하려 했다. 그 옛날 브올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재앙을 당해야 했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었고 아간의 죄로 인하여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한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이스라엘 민족은 이 제단을 쌓은 사람들과 전쟁을 하려고 하였다(수 22:10-20). 하지만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 반 지파는 제단을 쌓은 선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수 22:21-29). 그 이유를 들은 비느하스와 회중의 지도자들은 그 말을 듣고 좋게 여겨 전쟁을 피하게 되었고, 함께 통일 이스라엘을 세워나갈 수 있었다(수 22:30-34). WEA에 대한 오해가 한국 교회에 일어나게 된 것은 요단강 저편에서 제단을 바라보면서 오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WEA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오해를 했기 때문이었다. WEA에서 말하는 교회의 일치, 다른 종교와의 대화,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같은 용어들은 마치 WCC를 연상하게 하였다. 마치 이스라엘 민족의 죄로 인하여 재앙을 겪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을 떠올린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WEA에 대한 비난이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팩트체크해보려는 노력은 좀 부족했었다. 대부분의 비방은 약간의 사실을 확대하고 과장한 것인데, 그러한 비방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려는 노력은 부족했었다. 다행스럽게 비느하스와 회중의 지도자들이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 반 지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것처럼, 총회는 WEA에 대한 보다 더 진지한 연구를 하기로 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WEA가 우리들의 동료가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였다. WEA는 역사적인 종교개혁의 전통 위에 있으며 정통 신앙을 견지하고 있고,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하며, 개종을 금하는 것이 아니며, 종교통합을 이루려는 단체가 아니다. 다만 WEA는 사회적 이슈들에 대하여 교회가 협력하고 선교를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단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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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인이나 단체와 기관에 대하여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관계를 가진다 또는 가지지 않는다와 같은 이분법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어느 수준의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음의 도표는 어떤 개인이나 교회가 WEA와의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관계 대상협력할 수 있는 분야협력할 수 없는 분야
소속 교회예배참석, 치리, 봉사, 성경공부, 제직회 참석, 공동의회 참석, 헌금할 의무, 성찬 참석, 교역자에게 신앙 상담 등등가정의 사적인 생활, 직업에서의 결정, 치료받는 것의 결정 등 가정의 사적인 영역은 소속 교회의 간섭을 받지 않음
이웃 교회인사, 연합집회 한다면 참석치리를 받지 않음, 예배 참석 의무 없음, 헌금할 의무 없음,
소속 노회상소할 경우 재판을 받음, 노회의 지시에 따라 신앙생활, 상납금 납부, 노회의 여러 부서에서 참여, 노회 결정에 참여설교를 하는 본문을 노회가 지시하거나 하지 않음, 재정의 사용을 노회가 일일이 간섭하지 않음,
이웃 노회지역 연합 체육대회 때 함께 참여, 지역 연합 찬송경연대회, 성경고사 등등에 함께 참여, 지역 연합 선교에 동참하기도이웃 노회의 재판에 관여 불가, 이웃 노회의 결정에 참견 불가,
총회세례교인 헌금 참여, 총회의 사역에 동참, 상소할 경우 총회 재판을 받음, 연금 가입, 교단 소속 증명서 발급, 선교사 소속, 교리적인 문제에 권위적인 해설 등총회가 개 교회나 노회의 일반적인 행정이나 결정에 참견하지 않음, 개 교회 노회의 재정 사용 관여하지 않음,
지역 교회 연합회부활절 예배 참여, 그 지역에 필요한 교계 연합 사역에 참여, 지역에서의 봉사활동, 모금활동, 지역 이단활동에 대한 공동 대처, 대정부 대표 역할 등개 교회의 교리를 연합체가 간섭할 수 없음, 알미니안 신학을 신봉하는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신학을 따르는 순복음교회 등과 교리적으로 합의를 시도하지 않음, 개 교회의 재정에 간섭 못함, 교단별 치리에 간섭 못함
한국교회총연합부활절 예배 참여, 대정부 대표 역할, 대사회 기독교 대표 역할, 이단에 대한 공통적인 대처 등개 교회의 교리에 간섭할 수 없음, 알미니안 신학을 신봉하는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신학을 따르는 순복음교회 등과 교리적으로 합의를 시도하지 않음, 개 교회의 재정에 간섭 못함, 교단별 치리에 간섭 못함
KNCC대사회 봉사활동에 공동 참여 가능, 북한 돕기에 공동 참여 가능, 한교연이 KNCC와 부활절 연합예배 합의하면 같이 할 수 있음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간섭할 수 없음. 교단 총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연합체이므로
WEA가입한다면, 대사회 봉사활동에 공동 참여 가능, 선교적 정책에 합력 가능, 사회적 이슈(전쟁, 기근, 종교의 자유, 질병 퇴치, 구제, 에이즈, 동성애, 차별금지 등)에 대해 협력 가능교단이 가입되어 있지 않으므로,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간섭할 수 없음, 가입하더라도 교단의 교리, 재정사용 등 자율권에 간섭할 수 없음
가톨릭낙태 문제 등 대정부, 대사회적 문제에 공통의 입장 발표 가능, 북한 돕기, 이웃돕기 등 협력 가능, 성경 번역 등에 대해 협력 가능, 신학적 토론 가능 (우리의 입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대하여 서로 간섭 참여 불가
불교 등 타 종교대정부, 대사회적 문제에 공통의 입장 발표 가능, 북한 돕기, 이웃돕기 등 협력 가능, 함께 청와대 방문 가능,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랑의 대상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대하여 서로 간섭 참여 불가, 다른 종교의 종교의식에 참여 불가,
이단 종교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랑의 대상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대하여 서로 간섭 참여 불가
무 종교인일상생활에서 거래 가능, 군대에서, 직장에서 같이 복무 가능, 학교에서 같이 활동 가능,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랑의 대상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대하여 서로 간섭 참여 불가
일본경제활동 가능, 스포츠 교류 가능, 문화교류 가능 등, 하나님의 형상으로 사랑의 대상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에 대하여 서로 간섭 참여 불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체는 어떤 수준에서 참여하고 관계를 맺어가는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함께 한다 하지 않는다와 같은 이분법적인 결정을 할 것이 아니다. 연합기관들에 대하여 교류 금지의 딱지들만 붙여나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훌륭한 비평가는 불완전한 작품들에서도 칭찬할 점을 찾아내지만, 시원찮은 비평가는 끊임없이 금서목록만 늘려간다는 C. S. 루이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1 WEA도 마찬가지이다. WEA는 어느 수준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인가? 위의 도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총회가 WEA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WEA가 우리의 교리에 간섭을 한다면 그것은 월권이다. 우리가 어떻게 교회를 운영하는지에 대해서, 또는 재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WEA는 간섭할 권한이 없다. WEA는 그런 목적 자체가 없다. WEA 때문에 우리가 신학적으로 변질될 것을 염려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WEA와 단절하자는 주장은 WEA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일 뿐이다. 현재 교단의 가입 여부와는 상관없이 WEA와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교계의 인사들이 많이 있고, 교단의 산하 기관들도 직간접적으로 WEA와 관련을 맺고 있다. WEA는 유익한 단체이다. 우리 교단이 가입하여 활동한다면,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다. 그 결정은 총회에 달려 있다. 적어도 가입하여 활동하지 않더라도, 단절하자고 할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총회 산하 기관들은 WEA와의 협력 관계 속에서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고, 세계 복음화에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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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 S. Lewis, Reflections on the Psalms, 이종태 역, 『시편사색』(서울: 홍성사, 2004), 135.[]

10. 참여와 배제에 관한 성경적 원리

WEA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WEA와의 관계를 단절해버릴 것인가? 이 문제는 WEA가 어떤 연합체인가에 대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WEA가 어떤 단체인지가 규명되었다고 해도, WEA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교회의 일치와 거룩성의 유지에 관한 성경적 원리를 살펴보아 결정하여야 한다. 성경의 어느 한 부분에만 근거하며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성경 전체로”(tota scriptura)의 원리이다.1

우선 성경은 주 안에서 하나가 되라는 명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드린 기도에서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라고 기도하셨다(요 17:21-22). 따라서 서로가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그리스도파라고 주장하면서 분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전 1:10-17). 하나 됨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표식이 된다(요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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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하나 됨은 진리 안에서만 가능하다. 만일 이단에 속한 자라 한다면, 멀리해야 한다(딛 3:10). 믿지 않는 자와는 멍에를 함께 메지 말아야 한다(고후 6:14). 빛과 어둠이 사귈 수 없고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조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고후 6:14-16). 더 나아가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악을 행하는 자들은 쫓아내야 한다(고전 5:11-13).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하지만 그 하나 됨은 오직 진리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치도 중요하지만, 악을 행하는 자들로부터 떠남으로써 교회의 거룩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악을 행하는 자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가? 그들과 전혀 아무런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성경의 교훈은 무엇인가? 이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악을 행하거나 신앙을 배신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교회 밖으로 축출해버려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속여 빼앗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과 아무런 연관을 맺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며(고전 5:10), 더 나아가 바람직하지도 않다. 불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거짓 종교는 거룩을 위하여 산속으로 또는 자신들만의 고립된 영역을 구축하여 세속을 피하여 들어가지만, 성경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부르셨다고 가르친다(마 5:13-16). 따라서 영적으로는 분리하여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약 1:2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과 단절을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종종 크리스천들은 영적인 분리를 통한 거룩을 추구하는 것을 세상과의 단절과 고립으로 오해해왔었다.

하지만 성경적인 크리스천들은 불신앙의 원리로 움직이고 있는 국가를 거부하면서 우리들만의 종교 국가를 꿈꾸지 않는다. 오히려 불신자인 권력자들도 하나님께서 그 권세를 주셨다고 믿고 그 권력자들이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인정한다(롬 13:1-7). 우리들은 불신자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인정한다(약 3:8-10). 따라서 단순히 참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인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으로 모든 것을 가르는 것은 바람직한 성경적 관점이 아니다. 우리는 각각의 단계에 적절한 방식으로 관계를 하여야 한다.

다음은 어떤 지역교회가 어떤 그룹과 교회와 단체에 속했는가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지역교회 A에 속한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기본적으로 지역교회 A에서만 한다. 신앙생활을 위해 다른 지역교회인 B나 C에 참석하거나 할 의무가 없다. 그 성도는 A교회의 등록교인일 뿐이지, B나 C의 등록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B나 C 교회 당회의 치리를 받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지역교회 A가 속한 지역노회 D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노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다른 지역노회 E의 관할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만일 고소 고발의 건이 있다면 지역노회 D의 관할을 받을 뿐, 지역노회 E의 관할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의 사업에 동참하기도 하고, 상소할 경우에는 총회의 재판을 받기도 한다. 어느 한 개인이 각 단체에 관여되는 정도는 각급 단체마다 다르다.

교단은 고신총회나 합신 총회와 더불어 보수적이면서 개혁주의적인 장로교회 연합체를 구성할 수도 있고 활동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기장총회나 통합총회와 함께 장로교 연합체를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모두가 다 칼뱅의 후예들이기 때문이다.2 하지만 알미니안 신학이나 은사주의는 칼빈주의 가르침과는 반대되는 교리이기 때문에, 감리교회나 성결교회나 순복음교회와는 신학적으로 같이 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은 한국교회총연합에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각 교단에 교리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교단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한국 교회 전체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들에 있어서 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성경이나 찬송가를 편찬하는 문제에 있어서 합의를 이룰 수 있고, 부활절 연합집회와 같은 것을 공동으로 기획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정부를 향해 교회의 입장을 표현할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크게 보면 개신교회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합교단과 감리교단과 순복음교회는 모두 WCC 참여 교단이다. WCC와 함께 하는 교단과 더불어 한국교회총연합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고 총회가 판단하였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총연합은 교리적으로 우리를 통제하는 상위기관이 아니고, 개신교 연합 단체로서 역할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교단이 어떤 더 큰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천주교나 불교는 우리의 신앙과는 다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협력할 대상이기도 하다. 북한의 고아들을 돕는 일을 할 때에 협력하기도 하고, 이웃돕기에 협력하기도 한다. 또한 국가적인 위기에서는 불신자들이나 다른 종교인들과 더불어 국가를 위한 일에 함께 협력한다. 군대에 불교도들, 불신자들, 이슬람교도들이 함께 있다고 하여서 징집을 거부하지 않는다. 신앙을 가지고 있든 아니든 모두가 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일본은 어떤 면에서는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인류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형제로서 모두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의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불신자나 이단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숨어 들어가 우리들만의 게토(ghetto)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성경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전 5:10). 오히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가이사에게는 가이사의 것을 바치면서(마 22:21) 그리고 반기독교적 정부가 다스리는 국가의 통치에 협력하면서(롬 13:1-7) 살아가야 한다.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마 5:13-16). 하지만 그렇게 불신자들과 함께 매매와 거래도 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은 신앙의 중요한 가치들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금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이웃이 그 누구이든지 간에 문안하며 지내야 한다(마 5:46-47).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체는 어떤 수준에서 참여하고 관계를 맺어가는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함께 한다 하지 않는다와 같은 이분법적인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WEA도 마찬가지이다. WEA는 어느 수준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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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헌법. 신도게요서 9.[]
  2. 예를 들어, 전북 지역에는 “전북장로교회연합회”가 있어서, 합동, 통합, 기장, 고신 등 모든 장로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9. WEA는 유대교와 연합을 추진하는가?

서철원 박사는 정이철 목사가 운영하는 <바른믿음>이라는 웹사이트에 발표한 기고한 글에서 WEA는 유대교와 연합을 시도한다고 비난하였다.1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는 문서는 WEA로 이름이 변경되기 전 세계복음주의협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 시절에 작성했던 “기독교 복음과 유대 백성에 대한 윌로우뱅크 선언”(The Willowbank on the Christian Gospel and the Jewish People)이다. 서철원 박사는 이 문서를 분석하면서, WEA가 유대교와 연합을 시도한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단 것이다.

하지만 이 문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어느 부분에서도 WEA가 성경적인 진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유대교와 종교통합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주는 문구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서문(Preamble)에서 “복음은 예수님이 오랫동안 약속해온 유대인들의 메시야이며, 자신의 삶, 죽음, 부활로 죄와 모든 그 결과로부터 구원하신 그리스도라는 좋은 소식이다”(The Gospel if the good news that Jesus is the Christ, the long-promised Jewish Messiah, who by his life, death, and resurrection saves from sin and all its consequences)라고 분명하게 그 누구와도 타협할 수 없는 복음의 진수를 밝히고 있다. 만일 유대교와의 만남을 통해서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을 지켜 구원을 받는다고 했다면 WEA가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만일 예수님이 아니라 아직 그리스도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면, WEA가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만일 기독교만이 아니라, 유대교를 통해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면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왜 WEA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기독교 복음을 잘 천명했는데, 유대인들과의 만남에서 그렇게 천명했기 때문인가? 그것은 베드로도 산헤드린 공회 앞에서 담대하게 복음을 천명한 바 있다.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다. V.25항에서는 대화를 하는 것 자체로는 충분하지 않고 설득을 해서 진리로 인도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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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문서는 과거에 기독교인의 이름으로 유대인들을 핍박했던 것(홀로코스트)을 반성한다. 하지만 바로 연이어서 유대인들도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통한 생명의 선물을 받아들일 것을 권고한다(As the supreme way of demonstrating love, we seek to encourage the Jewish people, along with other peoples, to receive God’s gift of life through Jesus the Messiah…). 이 문서는 홀로코스트로 인하여 유대인들 사이에서 크리스천들이 신망(credibility)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그래서 복음을 유대인들에게 나누기를 주저했던 것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면서 III.17항에서 과거의 그런 잘못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다. IV.12항에서는 유대인들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모세와 맺었던 언약 안에 이미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전하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부정한다.

또한 이 문서는 이스라엘이 독립하고 국가가 세워지는 것을 유대인들에 대한 성경적 예언의 성취로 보고, 이러한 국가 건설에 협조하고 지지하는 것을 크리스천의 임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리스천들 사이에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크리스천은 이런 정도의 차원에 머물 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에게 전해야 할 사명이 있음을 지적한다.

I.2항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성경이 성취되었음을 분명하게 선언한다. 이와 동시에 다른 메시야를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분명하게 선언한다. I.4항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며 따라서 그리스도의 은혜만이 하나님의 용서와 평화를 줄 수 있다고 선언한다. 더 나아가 율법의 행위들을 통해서는 하나님과의 참된 화평을 얻을 수 없다고 선언한다. I.6항에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죄에서 구원받을 수 있고, 구원을 얻기 위하여 그리스도 외에 다른 어떤 추가적인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한다. III.15항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는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구원받은 백성일 수 없다고 단언한다. III.16항에서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많은 숫자의 유대인들이 그리스도께 돌아올 것이라는 성경의 약속을 확인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복음이 유대인들에게 선포되지 않은 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서철원 박사는 “유대인들로 예수 메시아를 믿게 하는 작업은 개종자를 획득하는 방법이어서 반대와 비난이 많다. 대신 사회적 경제적 평화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 WEA가 윌로우뱅크 선언에서 밝힌 것이라고 제시한다.1 그런데 아무리 몇 번씩 읽어보아도 이런 내용은 없다. 도대체 어느 문서를 서철원 박사는 보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II.9항에서 유대인 크리스천들은 자신들의 유대인으로서의 유산을 포기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선언한다. 이에 대하여 서철원 박사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믿어도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왜곡하여 비판한다.1 하지만 II.9항의 정신은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신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 내가 모든 교회에서 이와 같이 명하노라. 할례자로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무할례자가 되지 말며 무할례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할례를 받지 말라. 할례 받는 것도 아무 것도 아니요 할례 받지 아니하는 것도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따름이니라.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고전 7:17-20)을 풀어 쓴 것일 뿐이다. 이방인들이 크리스천이 되기 위하여 굳이 유대인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처럼, 유대인들이 크리스천이 되기 위하여 이방인이 될 필요가 없음을 말한 것뿐이다.

서철원 박사는 WEA는 윌로우뱅크 선언 문서에서 “유대백성은 하나님의 계획에 계속적인 몫을 가진다”고 소개하면서, 이것은 그리스도로 인하여 이제는 유대인의 존재 목적을 다했다는 명제와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1 하지만 III.12항의 요점은 서철원 박사가 제시한 의미가 아니라, 유대인들도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 속에 들어 있기에(즉 유대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들이 완전히 버림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복음이 여전히 그들에게도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서철원 박사는 WEA는 윌로우뱅크 선언 문서에서 “유대인들이 예수 믿음으로 말미암아 고토(故土)로 회복된다”고 하였다고 소개하면서, 비판한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읽어보아도 이러한 표현은 없다. 다만 유대인들이 평화롭게 세계 어디에서든지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결론적으로 WEA가 유대교에 대해서 비성경적인 주장을 하면서 연합을 시도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줄, 단 한 단어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유대교에 대한 WEA의 입장은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오늘날 유럽에서의 유대인 전도에 관한 베를린 선언”(The Berlin Declaration on the Uniqueness of Christ and Jewish Evangelism in Europe Today)이라는 문서에서도 볼 수 있다.2 이 문서는 유대인들에게도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담고 있는 것이지, 유대교와의 연합을 위해 기독교 진리를 양보하거나 훼손한 내용이 절대 아니다. 서철원 교수는 유대인들에게 전도를 해야 하지만 “포용하려는 시도”는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WEA가 진리를 훼손하면서 포용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음을 바르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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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철원, “WEA는 유대교와도 연합을 시도한다” <바른믿음> (2021.4.28.) http://www.good-faith.net/news/articleView.html?idxno=2282 [2021.5.13. 접속][][][][]
  2. “The Berlin Declaration on the Uniqueness of Christand Jewish Evangelism in Europe Today,” https://jfj.app.box.com/s/4c9huha9hvvahj4oaf7m2756dwf3ala6 [2021.5.13. 접속][]

8. WEA는 안식교를 받아들이려고 하는가?

서철원 박사는 정이철 목사가 운영하는 <바른믿음>이라는 웹사이트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WEA는 안식교를 받아들이고 합동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1 이 글에서는 “WEA와 안식일교회의 합동을 위한 접촉”, “2006년 8월 8-11 사이에 WEA와 안식일교회가 합치기 위해 체코 공화국의 수도 프라하에 있는 유럽 침례교회 신학교에서 안식일교회 대표신학자들과 WEA의 대표간에 신학적 대화 모임을 가졌다”, “WEA는 이 교단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열렬히 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2 그러면서 이단인 안식일교회를 회원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WEA는 종교개혁교회의 모임일 수 없다고 비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비난은 정당한 비판인가? 이러한 비난이 정당한지를 살펴보려면, <세계복음주의연맹과 제칠일 재림교회의 공동 선언문>(Joint Statement of the World Evangelical Alliance and the Seventh-day Adventist Church)3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선 이 문서의 1.2항에는 WEA와 안식교회가 대화를 하는 목적은 두 단체의 공식적 합동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라(not to explore any formal joining of organizations)고 밝혔다. 이렇게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도, 서철원 박사는 이를 왜곡하고 합동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였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면서 대화의 목적을 밝혔는데, “세속주의 그리고 비기독교적 종교와 이데올로기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상황 속에서”(in view of secularism and the worldwide growth of non-Christian religions and ideologies,) “서로의 신앙과 실천 방법들을 더 잘 이해하고, 결실이 있는 협력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to better understand each other’s beliefs and working methods and to explore possibilities of fruitful cooperation)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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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놀라운 것은 안식교 측을 대표하여 참여한 학자들이 WEA의 신앙고백을 전적으로 다 수용한다고 한 점이다. 즉 성경이 최상의 권위를 가지고 있음(the authority and supremacy of the Word of God), 삼위일체(the Trinity),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the divine and human natures of Christ),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받음(salvation by faith in Christ alone) 등을 인정하였다. 또한 재림의 날짜가 언제일 것이라고 특정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서철원 박사는 마치 WEA가 이단 안식교의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호도(糊塗)하고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이다. WEA가 안식교의 교리를 인정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안식교 측에서 WEA의 신앙고백에 동의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WEA의 신앙고백문은 역사적 개혁신앙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다.

동시에 이 문서는 안식교가 정통 교리와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3항에서 분명하게 지적한다. 첫째, 복음주의 교회는 일주일의 첫째 날을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로 지키는 반면, 안식교는 창조와 구속을 기념하는 날로 제칠일을 지킨다는 점이 다르다. 둘째, 안식교는 1844년에 재림이 있기 전에 있을 심판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반면, 복음주의 교회는 이러한 견해가 성경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본다. 셋째, 안식교회는 엘렌 지 화이트(Ellen G. White)여사의 권위를 인정한다. 물론 성경의 권위가 화이트 여사의 권위보다 위에 있으며 성경에 의해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안식교가 원칙적으로 인정은 하지만, 화이트 여사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복음주의 교회는 이런 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3항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WEA와 안식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4항에서 밝혔다. 예를 들어, 기도, 성경공부, 성서공회 사역, 세계 전 지역에서 신앙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 사회의 절실한 필요를 채워주는 것을 들었다. 기도와 성경공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한국교회에는 불편할 수 있는 점이다. 하지만 WEA는 종교개혁을 통해 세워진 신학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때문에, 진리에 대한 탐구의 자리가 결코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른 신앙으로 돌이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2019년에 천안시 기독교 총연합회가 신천지와 공개토론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4

참고로 김효시 교수는 “안식교와 같은 이단이 NAE에 가입되어 있어 자동으로 WEA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NAE 회원에는 제칠일안식교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5 아마도 대림기독교회(Advent Christian Church)를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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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철원, “WEA는 이단 안식일 교회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시도한다” <바른믿음> (2021.3.23.) http://www.good-faith.net/news/articleView.html?idxno=2245 [2021.3.17. 접속][]
  2. 강조는 필자의 것[]
  3. http://www.worldevangelicals.org/news/WEAAdventistDialogue20070809d.pdf [2021.3.17. 접속][]
  4. 오요셉, “천기총, 신천지 공개토론회 개최··신천지는 불참” (2019.8.23.) https://www.nocutnews.co.kr/news/5202170 [2021.3.17. 접속][]
  5.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National_Association_of_Evangelicals#Member_denominations [2021.3.17. 접속][]

7. 교회의 존재 목적에 대한 WEA의 입장

이재륜 목사는 WEA 서울총회를 반대하는 글을 쓰면서, 이렇게 WEA를 비난하였다. “(WEA는) 교회의 사명을 사회 개선과 발전에 둔다. 그들의 새 이상은 ‘구원된 사회에 사는 구원 받은 인간’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 구원을 위하여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대 사회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교회는 하나 되어야 하고 하나 됨을 위하여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게 된다.”1 이재륜 목사의 WEA에 대한 이런 비판은 WEA가 개인 구원을 포기하고 오직 사회복음에 집중하는 것인 양 묘사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교회가 그동안 개인 구원에만 집중하면서 사회적인 책임을 등한시했던 것을 반성하면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복음의 통전성(holistic dimension)을 회복한 것이라 평가받을 수 있다.2 그리고 그러한 반성은 1974년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3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WEA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개인 구원을 포기한 채 오로지 사회 구원에만 관심이 있는 연합체인 것으로 이재륜 목사는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 보고서가 102회 총회 때에 WEA 전문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문병호 교수에 의해서도 제기되었다. 문병호 교수에 의하면, WEA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주장하는 해방신학이나 민중신학, 그리고 WCC가 추구하는 것을 똑같이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4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그 어떤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WEA가 WCC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주장만 하였다.5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이재륜 목사나 문병호 교수는 WEA를 바르게 제시해주고 있는 것인가? 소위 필라델피아 선언(The Philadelphia Statement)이라고 불리는 WEA의 복음적 사회적 참여에 대한 선언(A Statement on Evangelical Social Engagement)6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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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언문은 주님은 단순히 교회의 주님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님이시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의 주권(The Lordship of Christ) 사상은 크리스천들이 사회적, 시민적, 정치적 영역에도 참여해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말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교회가 힘써왔던 개인 구원을 포기하는 선언이 아니다. WEA의 대표인 토머스 쉬르마허 박사가 총회 신학부에 밝힌 것처럼,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죽음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고백하며,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면 지옥에 갈 것”임을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7 또한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복음을 받아들이고 구원을 받는 일에 매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8 WEA의 신조에서 구원을 사회복음으로 규정하지 않고, 정확하게 “행위로써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apart from works) 오직 “믿음”을 통해(by faith), “성령에 의한 중생”(regeneration by the Holy Spirit)을 통해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를 통하여”(through the shed blood of the Lord Jesus Christ) 죄를 짓고 잃어버린 사람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9 사회 구원에 관한 이야기는 아예 신조(Statement of Faith)에 나오지도 않는다. WEA에서 교회의 사명을 사회 개선과 발전에 둔다는 표현과 WEA가 꿈꾸는 것은 구원된 사회에 사는 구원 받은 인간이라는 표현은 이재륜 목사가 WEA에 대하여 크게 오해한 것이지, WEA의 모습과는 관련이 없다. 더 나아가 하나 됨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다는 것도 WEA를 제대로 평가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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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재륜, “[오피니언] WEA 서울총회 반대를 적극 지지한다” <기독신문> (2016.2.15.)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5536 [2021.3.17. 접속] 강조는 필자의 것.[]
  2. 복음이 들어가는 곳마다 사회가 변혁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크리스천들은 자연스럽게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 대답들을 내어놓았다. 하나의 좋은 예로,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는 노예무역을 금지하는 일에 앞장섰다. 복음을 제대로 받아들인 크리스천들의 신실한 삶은 사회와 문화를 변혁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방연상,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그리고 한국교회” <기독교 사상> (2013.11), 39.[]
  3. https://www.lausanne.org/ko/content-ko/covenant-ko/lausanne-covenant-ko [2021.3.17. 접속][]
  4. 문병호, “문병호(총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74-975.[]
  5. 문병호, “문병호(총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74.[]
  6. http://www.worldevangelicals.org/tc/statements/evangelical-social-engagement.htm [2021.3.17. 접속][]
  7.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27.[]
  8.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32-533.[]
  9. “Statement of Faith” https://worldea.org/en/who-we-are/statement-of-faith [2021.3.17. 접속][]

6. WEA는 비성경적인 것을 전혀 문제 삼지 않는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이름으로 발표한 “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 제1항은 참으로 자극적이다.

“복음주의라고 칭하는 WEA는 성경적인 정통 기독교회가 아니다. 복음이라는 가면을 쓴 비성경적인 집단에 불과하다. WEA는 1997년에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믿는다’는 2가지 대전제에 동의한다면 기독교회로 인정하기로 WCC와 로마교황청과 합의한 바 있다. 그 결과 ‘우상을 숭배하더라도 문제삼지 않으며, 예수님 외에 다른 종교에도 구원자가 있다 하여도 문제삼지 않고, 예수님을 믿음으로가 아닌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 등의 비성경적이고 반기독교적인 교리와 제도 등 어떤 것도 문제삼지 않고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의 권위와 유일한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고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WEA는 세계지도자대회의 개최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1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과 인성을 믿는다는 2가지 대전제에 동의한다면 기독교회로 인정하기로 WCC와 로마교황청과 합의했다”는 주장은 아마도 김상복 목사가 WEA의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크리스천투데이>와 했던 인터뷰2에 근거한 주장일 것이다. 따라서 광주.전남협의회의 주장이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상복 목사의 인터뷰가 WEA는 “‘우상을 숭배하더라도 문제삼지 않으며, 예수님 외에 다른 종교에도 구원자가 있다 하여도 문제삼지 않고, 예수님을 믿음으로가 아닌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 등의 비성경적이고 반기독교적인 교리와 제도 등 어떤 것도 문제삼지 않고 이 모든 것들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2가지 대전제만 보겠다는 것은, 세례의 방식을 침례로 해야 하는지 물을 뿌리는 것으로 해야 하는지, 예정론인지 예지론인지, 무천년설인지 전천년설인지, 장로교 시스템으로 교회를 다스려야 하는지 감독 시스템으로 다스려야 하는지, 예배 중에 악기를 사용해도 되는지 악기를 사용하면 안 되는지, 등등과 같은 신학적 차이를 묻지 말자는 의미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로 간주할 수 있다면 함께 협력해보자는 의미이지, 우상숭배하는 것도 받아들이거나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자는 비성경적 반기독교적인 것도 받아들이자는 의미가 결단코 아니다.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이단도 받아들이고 타 종교도 받아들인다고 WEA를 비난하는 것은 과도한 비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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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김상복 목사가 설명한 것은 WEA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GCF에 대한 설명이다. WEA는 WCC나 가톨릭과 함께 GCF에 참여할 뿐이다. 그 목적은 “세계적으로 이슬람이 확장하고 힌두교 및 불교 과격파들로 인한 교회 핍박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2 WEA도 WCC처럼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해 종교통합이나 교회 일치를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김상복 목사는 이것을 설명하면서, 현재 “세속주의, 배타적 타 종교, 다원주의 등 기독교의 적들”의 위험 앞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3 WEA가 GCF에 참여하는 것은 가톨릭이나 WCC와 신학적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다. 본 교단 총회가 WCC에 참여하고 있는 통합, 기감, 순복음이 포함된 한국교회총연합(UCCK)에 참여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총연합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WCC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WEA가 WCC와 가톨릭이 참여하고 있는 GCF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WCC와 가톨릭에 동조하거나 종교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GCF의 참여 목적은 교회가 핍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WEA가 “성경의 권위와 유일한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고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주장은 그 어느 문서에서도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토머스 쉬르마허 박사는 오직 예수님을 믿음으로서만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4 이러한 사실은 2012년 10월 22일 한국기독교학술원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쉬르마허 박사의 강조에서도 볼 수 있다. “연합과 대화가 중요하나 하나 됨을 위하여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다 보면 복음이 작아지는 경향을 경계해야 하며, 대화가 그리스도인의 덕목이지만 그것이 기독교의 진리를 약화시키거나 선교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기독교의 절대적인 진리를 유보하게 하는 대화라면 기독교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어서 그런 대화는 상상할 수도 없다고 강조하였다.”5 김효시 교수는 WEA가 “기독교의 참된 진리를 축소 내지는 변질시켜왔다”6고 주장하는데, 어떤 교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하나도 예를 들지 않았다. 주장뿐이고 근거는 없다. 김효시 교수는 WEA가 “예수 그리스도만 구원을 얻는다는 핵심 진리를 양보했다”6고 하는데, 도대체 그 근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WEA 신앙고백문에서 구원은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흘리신 피를 통하여” 또한 “성령의 중생하게 하심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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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성명서-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16.1.22.) 1번 항목.[]
  2. 류재광, “WCC·가톨릭과 연대해 반기독교 대처” <크리스천투데이> (2008.11.7.)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197050 [2021.3.17. 접속][][]
  3. 류재광, “WCC·가톨릭과 연대해 반기독교 대처” <크리스천투데이> (2008.11.7.)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197050 [2021.3.17. 접속][]
  4.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28-529.[]
  5. 김효시, “김효시(광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77. 강조는 필자의 것.[]
  6. 김효시, “김효시(광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82.[][]
  7. “The Salvation of lost and sinful man through the shed blood of the Lord Jesus Christ by faith apart from works, and regeneration by the Holy Spirit.” in “Statement of Faith” https://worldea.org/en/who-we-are/statement-of-faith [2021.3.17. 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