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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거: 실행을 위한 제안”에 대한 평가

WEA가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가장 중요한 근거 중의 하나는 WEA가 2011년에 WCC와 로마 가톨릭과 함께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거: 실행을 위한 제안>(Christian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 Recommendations for Conduct)에 공동으로 서명하였기 때문이다.1 이것은 결국 종교통합과 관련이 있으며, WCC와 함께 종교다원주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2 또한 이 문서는 개종을 목적으로 하는 전도를 금하는 문서라고 비방을 받아왔다.3 WCC나 로마 가톨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부정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우리 교단의 정서에서 본다면, WEA가 굳이 이들과 함께 모종의 실천적이면서 동시에 신학적인 합의를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 WEA는 WCC처럼 종교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종교통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에 대하여 현 WEA 의장인 토머스 쉬르마허(Thomas Schirrmacher) 박사는 103회 총회 신학부(부장 서창수 목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였다.4 이 답변서에서 토머스 쉬르마허 박사는 자신은 WCC에 대하여 강력한 반대자인 피터 바이에르하우스(Peter Beyerhaus) 박사의 수제자로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외에 다른 이름으로 구원을 받을 길이 없다는 복음에 충실함을 고백하였다.5 더 나아가 개종을 통한 전도를 반대하지 않으며,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으로 개종하기를 희망하며, 로마 가톨릭 교도들과 같은 명목상의 크리스천들도 개종하여 참된 신앙으로 돌아오기를 소망한다고 피력하였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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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구체적으로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거>라는 문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데서 얻을 수 있다. 과연 이 문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이름으로 발표한 “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 제3번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개종전도금지”를 선언한 것인가?

우선 이 문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과 세계에 증거하는 것은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7 이러한 입장은 기독교 신앙 간증의 기초 1항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그들 안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온유함과 경외를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것은 특권이요, 기쁨”이라고 천명함으로써 재확인한다. 또한 5항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박해받거나 심지어는 금지되어” 있는 경우에도 “신실하게 증거를 계속해나가는 것이 그리스도가 기독교인들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문서는 전도를 금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전도를 “위한” 문서이다.

다만 이 문서는 “선교 단체들이 현재 행하는 선교 방식들을 회고”하면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무종교인들을 향한 그들의 고유의 전도와 선교 방식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속임수”를 사용한다든지,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복음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점을 기독교 신앙 간증의 기초 6항에서 지적한다.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하기 보다는 성령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셔서 복음이 전파되어야 함을 기독교 신앙 간증의 기초 7항에서 명시하고 있다. 한때 기독교 복음을 전할 때, 정복자가 피지배자들에게 강압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전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 이러한 문구로 나타났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원칙 7항 “폭력의 배제”에서도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 “기독교인들은 신앙 간증의 힘을 남용한 모든 종류의 폭력, 심지어는 심리적인 또는 사회적인 폭력들을 배제해야 한다. 예배당, 종교적 상징 또는 경전의 파괴를 포함한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 권력에 의한 폭력, 불공정한 차별과 억압을 배제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성경적으로 옳은 원칙이며, 이러한 원칙은 “칼을 가지는 자는 칼로 망할 것”이라는 주님의 가르침(마 26:52)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둘기처럼 순전해야 하지만 동시에 뱀같이 지혜로울 것을 주문하셨던 것과도 일치한다(마 10:16). 폭력적인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옳은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면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베드로는 칼을 빼어들었다. 하지만 폭력은 결코 기독교적인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인내와 믿음으로써 복음을 전해야 한다.8 이 항목이 금하는 것은 개종을 목적으로 전도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아니라, 개종을 목적으로 전도를 하되 사용하는 수단이 성경적이지 못한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문서를 근거로 WEA가 “WCC 및 로마가톨릭과 함께 개종전도금지를 선언하였다”9 또는 “서로 개종시키는 일들을 공동문서를 작성 협정함으로 원천봉쇄”하였다10고 비방하는 것은 사실과는 다르다. 기독교학술원 원장인 김영한 박사는 WEA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WEA가 WCC와 상당한 공통분모를 가지면서도 차별성이 있는 것은 WCC가 종교다원주의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데 반하여 WEA는 종교다원주의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제시하면서 명료하게 결별하는 태도를 취하는 점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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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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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이 문서는 온라인 상에 번역되어 있어서, 누구든지 쉽게 그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적어도 WEA를 공정하게 평가하려면 이 문서를 객관적으로 다 읽고 평가해보아야 한다. 하지만 <크리스천투데이>에 실려 있는 최초의 번역은 오역과 생략이 있어서 WEA에 대한 수많은 억측을 불러일으켰다. 손현정,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거’ 전문” <크리스천투데이> (2011.6.28.)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47908 [2021.3.17. 접속] 좀 더 정확한 번역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웹사이트에 있는 번역이다. “[종교간대화평의회 행동권고] 다종교 세계에서 하는 그리스도인 증언” (2011.7.12.). https://cbck.or.kr/Notice/13007544?gb=K1200 [2021.3.17. 접속]. 광신대학교 신학과 교수회가 제출한 연구 논문에도 비교적 정확한 번역이 수록되어 있다. 광신대학교 신학과 교수 일동,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본 ‘WEA와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WEA 연구 위원회[위원장 한기승 목사]에 제출된 미출간 보고서[2021년 총회 때 책자 형태로 출간 배포될 예정], 2021) 6장에 수록한 전문 참조.[]
  2. 광신대학교 신학과 교수회, “[특별기고] WEA와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독신문> (2021.5.10.)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050 [2021.5.13. 접속];[]
  3.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성명서-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16.1.22.) 제3항; 김효시, “김효시(광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82.[]
  4.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27-533.[]
  5.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28.[]
  6. “WEA 신학 위원장의 답변서”『제104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9), 532-533.[]
  7. 불완전한 번역이지만 널리 알려진 번역은 <크리스천투데이>에서 볼 수 있다. 손현정, “‘다종교 세계에서의 기독교 증거’ 전문” <크리스천투데이> (2011.6.28.)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47908 [2021.3.17.] 하지만 보다 더 정확한 번역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웹사이트에 있는 번역이다. “[종교간대화평의회 행동권고] 다종교 세계에서 하는 그리스도인 증언” (2011.7.12.) https://cbck.or.kr/Notice/13007544?gb=K1200 [2021.3.17. 접속] 박용규 교수도 개인적인 번역을 내어놓았으나, 빠진 내용이 있다. 박용규, “ICCC, WCC, 그리고 WEF/WEA(세계복음주의연맹)의 역사적 평가” <신학지남> 85(2018), 237-242.[]
  8. Eugene H. Peterson, Revised Thunder: the Revelation of John and the Praying Imagination, 홍병룡 역,『묵시: 현실을 새롭게 하는 영성』(서울: IVP, 2002), 182-183[]
  9.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성명서-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16.1.22.) 3번 항목.[]
  10. 김효시, “김효시(광신대 교수) 전문위원의 보고” 제102회 총회 보고서』(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2017), 982.[]
  11. 김영한, “한국교회는 WEA와 긴밀히 교류해 선교 영향력 넓혀야” <크리스천투데이> (2020.9.15.)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34574 [2021.3.17.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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