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약칭 WEA)은 종교다원주의를 포용하고 에큐메니컬 운동에 경도되어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약칭 WCC)와는 달리 건전하고 복음적인 세계적 복음주의 교회와 단체의 연합체로 출발하였다.1 본 교단 총회는 WEA에 가입한 적도 없고, 가입하자고 총회에 안건이 올라 온 적도 없다. 다만 본 교단 총회에 속한 여러 인사들이 개인적인 자격으로 관여하고 있는 상황이며, 본 교단이 회원으로 있었던 시절인 2009년 6월 9일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WEA에 가입함으로써 본 교단은 간접적으로 WEA에 참여한 셈이 되었었다. 다만 본 교단이 2014년 99회 총회 때에 한기총에서 탈퇴하였기에 지금은 WEA와 아무런 공식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본 교단이 참여한 기관이나 연합단체 또는 산하기관이 WEA에 가입한 단체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되어 있어서, 수많은 교단에 속한 인사들이 WEA와 직간접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WEA 세계지도자 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한기총 주관으로 서울에서 2016년 2월 29일부터 3월 5일까지 열린 바 있다. 이때 소강석 목사(105회 총회장)는 축시를 써서 낭독하는 등 적극적으로 WEA에 참여하였다.2 그런데 이 대회가 열리기 직전인 2016년 1월 22일, 호남지역 17개 노회장들이 연대 서명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이름으로 “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하였다. 본 교단 내에 반 WEA 정서가 무엇이고 어떤 점에서 WEA를 반대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문서이다. 이 문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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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WEA는 복음이라는 가면을 쓴 비성경적인 신학사상을 가지고 있기에 반대한다.” 둘째, “WEA는 신앙과 행위에 있어서 이중적인 행동을 하고 있기에 반대한다.” 셋째, “WEA는 ‘오직 예수 구원’을 전하지 말라는 개종전도금지를 선언하였기에 반대한다.” 넷째, “WEA는 WCC나 로마가톨릭과 동일하게 종교혼합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다섯째, “WEA는 한국교회를 분열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3) 만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본 교단 총회는 당연히 WEA와의 그 어떠한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이러한 주장이 사실에 근거한 바른 비판인지, 아니면 근거가 빈약한 일방적 주장일 뿐인지는 세밀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

대체로 WEA와의 관계를 단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세계적인 연합으로부터의 분리가 한국 교회의 고립을 가져오며 세계적으로 교류를 할 대상이 없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4 이러한 점은 김상복 전 WEA 의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원로 목회자와 신학 교수 8명이 2020년 9월 11일에 발표한 입장문의 논지이기도 하다.5 104회 총회 현장에서 신학부 보고 중에 WEA와의 관계를 단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는 우리 교단이 고립주의로 가면 안 된다는 호소가 포함되었었다.6 하지만 WEA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보는 주장은 신학적 입장이 다르다면, 즉 진리의 문제가 걸려 있다면, 연합 자체가 불가하고 이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7 이러한 양 진영의 주장 중에서 후자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고후 6:14-16)라는 교훈이 성경적 교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WEA는 배교의 길을 가고 있으며, 종교통합, 종교다원주의로 가고 있는가? WEA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 점을 규명하는 데 있다. 장로에 대한 고발은 두세 증인이 없으면 받지 말라(딤전 5:19)고 권고하여 장로에 대한 터무니없는 일방적 비난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평가하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에 의해 아무 문제가 없는 장로가 사역하는 것이 방해를 받게 된다면, 교회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와 비슷하게 어떤 교계 단체에 대한 평가도 함부로 평가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친구이며 동료가 될 수 있는 사람 또는 단체를 적군이라고 믿게 만들어 서로 피차 물고 먹으며 함께 망하도록 하는(갈 5:15) 것은 사탄의 전략이다. 그러한 피해를 경계하여야 한다.8 분열을 우려하는 것은 모두의 관심이다.9 결국 WEA가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아니면 적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오로지 사실에만 근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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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다음 글 읽기 – 2.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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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박명수, “세계 복음주의 운동과 한국교회” (한기총 특별세미나, 2020), 3.[]
  2. 송상원, “WEA 세계지도자대회 개막” <기독신문> (2016.2.29.)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5742 [2021.3.17. 접속][]
  3.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광주.전남협의회, “성명서-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16.1.22.[]
  4. 박용규, “ICCC, WCC, 그리고 WEF/WEA(세계복음주의연맹)의 역사적 평가” <신학지남> 85(2018), 264-265; 노충헌, “[연속 인터뷰/ 2016년 신학이 말하는 한국교회] ⑤ 총신신대원 선교학과 김성태 교수” <기독신문> (2016.2.16.)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5551 [2021.3.17. 접속];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 “[특별기고] WEA와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독신문> (2021.4.26.>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0893 [2021.5.13. 접속][]
  5. 한현구, “WEA는 종교다원주의 아냐…교류 단절은 시대착오적” <아이굿뉴스> (2020.9.11.) https://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4327 [2021.3.17. 접속][]
  6. “[제104회 총회속보 28신] WEA 교류 단절 않기로” <기독신문> (2019.9.24.)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338 [2021.3.17. 접속][]
  7. 광신대학교 신학과 교수회, “[특별기고] WEA와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독신문> (2021.5.10.)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050 [2021.5.13. 접속]; 이재륜, “[오피니언] 총신 모 교수의 WEA 옹호를 반박한다” <기독신문> (2016.2.25.) http://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5661 [2021.3.17. 접속][]
  8. 칼빈대학교 WEA 연구위원회가 제출한 연구 논문은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성경은 분리주의를 지지하지 않으며, 한때 베냐민 지파를 멸절하려고 했던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칼빈대학교 WEA 연구위원회, “개혁주의 입장에서 본 WEA와의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WEA 연구 위원회[위원장 한기승 목사]에 제출된 미출간 보고서[2021년 총회 때 책자 형태로 출간 배포될 예정], 2021), “III.3 성경은 과연 분리주의를 가르치는가?” 참조.[]
  9. 광주.전남협의회의 성명서의 다섯 번째 항목도 이 점을 분명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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