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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참여와 배제에 관한 성경적 원리

WEA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WEA와의 관계를 단절해버릴 것인가? 이 문제는 WEA가 어떤 연합체인가에 대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WEA가 어떤 단체인지가 규명되었다고 해도, WEA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교회의 일치와 거룩성의 유지에 관한 성경적 원리를 살펴보아 결정하여야 한다. 성경의 어느 한 부분에만 근거하며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성경 전체로”(tota scriptura)의 원리이다.1

우선 성경은 주 안에서 하나가 되라는 명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주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드린 기도에서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라고 기도하셨다(요 17:21-22). 따라서 서로가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 그리스도파라고 주장하면서 분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전 1:10-17). 하나 됨이 우리가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표식이 된다(요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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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하나 됨은 진리 안에서만 가능하다. 만일 이단에 속한 자라 한다면, 멀리해야 한다(딛 3:10). 믿지 않는 자와는 멍에를 함께 메지 말아야 한다(고후 6:14). 빛과 어둠이 사귈 수 없고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조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고후 6:14-16). 더 나아가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악을 행하는 자들은 쫓아내야 한다(고전 5:11-13). 이 두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하지만 그 하나 됨은 오직 진리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치도 중요하지만, 악을 행하는 자들로부터 떠남으로써 교회의 거룩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악을 행하는 자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가? 그들과 전혀 아무런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성경의 교훈은 무엇인가? 이 문제를 살펴보아야 한다. 악을 행하거나 신앙을 배신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교회 밖으로 축출해버려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한다고 성경은 가르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속여 빼앗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과 아무런 연관을 맺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며(고전 5:10), 더 나아가 바람직하지도 않다. 불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거짓 종교는 거룩을 위하여 산속으로 또는 자신들만의 고립된 영역을 구축하여 세속을 피하여 들어가지만, 성경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부르셨다고 가르친다(마 5:13-16). 따라서 영적으로는 분리하여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약 1:2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과 단절을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종종 크리스천들은 영적인 분리를 통한 거룩을 추구하는 것을 세상과의 단절과 고립으로 오해해왔었다.

하지만 성경적인 크리스천들은 불신앙의 원리로 움직이고 있는 국가를 거부하면서 우리들만의 종교 국가를 꿈꾸지 않는다. 오히려 불신자인 권력자들도 하나님께서 그 권세를 주셨다고 믿고 그 권력자들이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인정한다(롬 13:1-7). 우리들은 불신자들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인정한다(약 3:8-10). 따라서 단순히 참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인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으로 모든 것을 가르는 것은 바람직한 성경적 관점이 아니다. 우리는 각각의 단계에 적절한 방식으로 관계를 하여야 한다.

다음은 어떤 지역교회가 어떤 그룹과 교회와 단체에 속했는가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지역교회 A에 속한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기본적으로 지역교회 A에서만 한다. 신앙생활을 위해 다른 지역교회인 B나 C에 참석하거나 할 의무가 없다. 그 성도는 A교회의 등록교인일 뿐이지, B나 C의 등록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B나 C 교회 당회의 치리를 받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지역교회 A가 속한 지역노회 D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노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다른 지역노회 E의 관할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만일 고소 고발의 건이 있다면 지역노회 D의 관할을 받을 뿐, 지역노회 E의 관할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의 사업에 동참하기도 하고, 상소할 경우에는 총회의 재판을 받기도 한다. 어느 한 개인이 각 단체에 관여되는 정도는 각급 단체마다 다르다.

교단은 고신총회나 합신 총회와 더불어 보수적이면서 개혁주의적인 장로교회 연합체를 구성할 수도 있고 활동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기장총회나 통합총회와 함께 장로교 연합체를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모두가 다 칼뱅의 후예들이기 때문이다.2 하지만 알미니안 신학이나 은사주의는 칼빈주의 가르침과는 반대되는 교리이기 때문에, 감리교회나 성결교회나 순복음교회와는 신학적으로 같이 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은 한국교회총연합에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각 교단에 교리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교단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교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한국 교회 전체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들에 있어서 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성경이나 찬송가를 편찬하는 문제에 있어서 합의를 이룰 수 있고, 부활절 연합집회와 같은 것을 공동으로 기획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정부를 향해 교회의 입장을 표현할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크게 보면 개신교회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합교단과 감리교단과 순복음교회는 모두 WCC 참여 교단이다. WCC와 함께 하는 교단과 더불어 한국교회총연합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고 총회가 판단하였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총연합은 교리적으로 우리를 통제하는 상위기관이 아니고, 개신교 연합 단체로서 역할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교단이 어떤 더 큰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천주교나 불교는 우리의 신앙과는 다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협력할 대상이기도 하다. 북한의 고아들을 돕는 일을 할 때에 협력하기도 하고, 이웃돕기에 협력하기도 한다. 또한 국가적인 위기에서는 불신자들이나 다른 종교인들과 더불어 국가를 위한 일에 함께 협력한다. 군대에 불교도들, 불신자들, 이슬람교도들이 함께 있다고 하여서 징집을 거부하지 않는다. 신앙을 가지고 있든 아니든 모두가 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일본은 어떤 면에서는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인류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형제로서 모두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의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불신자나 이단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숨어 들어가 우리들만의 게토(ghetto)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성경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전 5:10). 오히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가이사에게는 가이사의 것을 바치면서(마 22:21) 그리고 반기독교적 정부가 다스리는 국가의 통치에 협력하면서(롬 13:1-7) 살아가야 한다.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마 5:13-16). 하지만 그렇게 불신자들과 함께 매매와 거래도 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은 신앙의 중요한 가치들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금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이웃이 그 누구이든지 간에 문안하며 지내야 한다(마 5:46-47).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체는 어떤 수준에서 참여하고 관계를 맺어가는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함께 한다 하지 않는다와 같은 이분법적인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WEA도 마찬가지이다. WEA는 어느 수준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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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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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헌법. 신도게요서 9.[]
  2. 예를 들어, 전북 지역에는 “전북장로교회연합회”가 있어서, 합동, 통합, 기장, 고신 등 모든 장로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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