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διάκονος(집사) 직분을 가졌던 사람들과 역할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평신도, 집사, 장로(감독), 목사라는 직분이 서로 명확하게 구분된다. 오늘날 교회에서 집사를 임직할 때, 집사에 대한 성경구절로 사도행전 6:1-6과 디모데전서 3:8-13을 주로 사용한다. 장로에 대한 성경구절은 주로 디모데전서 3:1-7, 5:17-19; 디도서 1:5-9; 약 5:14; 벧전 5:1-5을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집사보다는 장로가, 장로보다는 목사가 신분적으로 더 높은 신앙의 단계인 것처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구분이 성경에는 없다. 은사의 차이일 뿐이지, 신분의 높고 낮음의 차이가 아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διάκονος는 오늘날 집사, 즉 우리들이 생각하는 장로보다는 낮고 평신도보다는 높은 단계의 성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직분이었다. διάκονος라의 기본적인 의미는 “종, 하인, 일꾼, 섬기는 자”와 같은 개념이다(마 20:26; 22:13; 23:11; 막 9:35; 10:43; 요 2:5, 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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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διάκονος라고 표현된다. 우선 사도 바울은 사도(ἀπόστολος)이면서 동시에 διάκονος였다(고전 3:5, 한글 개역개정은 “사역자”로 번역; 고후 3:6; 6:4; 11:23; 엡 3:7; 골 1:23, 25, 한글 개역개정은 “일꾼”으로 번역). 이 외에도 διάκονος의 직분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는 두기고(엡 6:21-22; 골 4:7, 한글 개역개정은 “일꾼”으로 번역), 에바브라(골 1:7, 한글 개역개정은 “일꾼”으로 번역), 디모데(고후 3:6; 6:4, 한글 개역개정은 “일꾼”으로 번역), 아볼로(고전 3:5, 한글 개역개정은 “사역자”로 번역)가 있고, 사도행전 6장에서 선출된 일곱 사람(스데반, 빌립, 브로고로, 니가노르, 디몬, 바메나, 니골라)도 διάκονος로 보는 것이 옳다. 이들은 사도들을 대신하여 섬기는(διακονεῖν) 일을 위하여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자 διάκονος로 뵈뵈가 있었다(롬 16:1).

διάκονος는 구제를 담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사도행전 6장에서 구제 사역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일을 사도들의 임무에서 다른 사람들의 임무로 변경하였다. 그때 7명의 사람들이 뽑혔는데, 그들의 주된 임무는 접대를 하는 것 즉 구제를 시행하는 것이었다(행 6:1-2). 이들은 단순히 구제를 담당하는 것만이 아닌, 섬기는 지도자(눅 22:24-27)로서 공동체의 재정적인 직무를 포괄적으로 담당했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 열두 사도들은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는 것으로 하였는데(행 6:4), 결과적으로 이러한 설명은 일곱 사람들의 임무에는 말씀을 전하는 것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역할 분담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도들이 오로지 기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은 기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말씀을 주로 전하는 것이 사도들의 임무였지만, 일곱 사람들도 말씀을 전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도행전 6장은 말씀을 전하지 못하는 διάκονος를 세운 것이 요점이 아니다. 사도들이 수행했던 구제 사역을 일곱 διάκονος에게 위임했다는 것이 요점이다.

실제로 일곱 διάκονος들은 말씀을 전하는 일을 했다. 스데반은 구제활동 외에도 큰 기사와 표적을 행하기도 하였고(행 6:8), 회당에서 말씀을 가르치기도 하였다(행 6:8-10). 빌립도 사마리아 성에서 그리스도를 전파하며 기적을 행하였고(행 8:5-8), 복음을 전파한 후에는 직접 세례를 시행하는 목회자 역할을 했다(행 8:12-13, 36-39).

디모데전서 4:6에서는 디모데에게 형제를 깨우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예수의 좋은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형제를 깨우치는 일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된 헬라어 단어는 ὑποτιθέμενος이다. 이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는 “—을 내려놓다”(to lay down)이다. 그런데 열정을 쏟아붓는 것과 같은 의미가 연결되어 가르치고, 깨우치고 설득한다는 의미로 확대될 수 있다. 그래서 칠십인역 예레미야 36:25에서 엘라단과 들라야와 그마랴가 왕을 설득하여 두루마리를 불사르지 말도록 하게 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이 단어가 사용된 바 있다. 즉 깨우치고 가르쳐서 바른길로 가게 만드는 역할을 나타내는데,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 즉 διάκονος인 디모데의 역할은 다른 사람들을 깨우치는 역할이었다. 바울 사도는 διάκονος인 디모데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명하고(παράγγελλε, 딤전 4:11) 가르치고(δίδασκε, 딤전 4:11), 권면하라(παρακλήσει, 딤전 4:13)고 교훈하였다.

뿐만 아니라, 골로새 교인들은 에바브라라는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로부터 배웠다(골 1:7). 즉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이 διάκονος 사역의 일부였다. 뿐만 아니라, 바울 사도는 두기고라는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를 에베소 교회에 보내어 에베소 교인들을 위로하게 하였다(엡 6:21-22). 단순히 구제 사역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을 목양하는 일을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가 한 것이다. 바울도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로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라고 하나님의 계시를 드러내는 일을 했다(엡 3:7-10).

그렇다면, 여성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인 뵈뵈가 하는 역할은 단순히 구제의 일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성 διάκονος(집사, 일꾼)인 뵈뵈는 말씀을 가르치고, 성도들을 위로하고, 복음을 전하고, 세례도 시행했을 가능성이 아예 없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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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1. J. Bradley Chance, Acts (Macon: Smyth & Helwys, 2007), 104-105.[]
  2. 참고로 미국 장로교회(PCA)에서는 여성의 집사직을 허락하지 않는데, 이미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비빙크와 함께 3대 칼빈주의자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벤자민 워필드(Benjamin Breckinridge Warfield, 1851-1921)는 뵈뵈의 경우와 플리니가 황제에게 보낸 편지(112년)에 이미 여성 집사가 있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여성 집사제도를 강하게 찬성하고 주장한 바 있다. Benjamin Breckinridge Warfield, “Presbyterian Deaconesses,” Presbyterian Review 10 (1889),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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